[일요신문] 영국 조각가 데비 로슨의 ‘히든 테리토리’ 시리즈는 자연 세계와 카펫을 결합한 초현실적인 작품이다. 카펫으로 뒤덮인, 혹은 카펫 속에 숨어있는 야생 동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벽에 걸려 있는 카펫의 경우에는 동물들이 카펫을 뚫고 걸어나오는 듯 보이며, 바닥에 깔린 카펫에서는 동물들이 카펫을 뚫고 솟아오르는 듯하다.
로슨이 페르시아 카펫을 소재로 선택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때 ‘사치’와 동의어로 사용됐던 페르시아 카펫은 유구한 역사와 상징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가정에서도 흔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종종 예술 작품으로서는 그 가치가 상실되곤 한다. 로슨은 자신의 작품에 카펫을 사용함으로써 카펫을 순수 예술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