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파트너스 주주 제안 모두 부결…전날 국민연금 표심이 승패 가른 듯
금호석유는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이 모두 가결되었다고 밝혔다. 과거 네 차례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사측을 향한 주주들의 표심을 확인했다.
주주총회 결과, 금호석유가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도성 선임의 건 등을 포함한 7개 안건 전부가 가결되었다.
금호석유에 따르면 최도성 사외이사 등 이사진은 지난 3년간 역대 최대 실적과 재무 건전성을 이룩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주주 박철완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 제안한 정관 변경 및 자사주 전량 소각 안건, 그리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차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일괄 표결∙다득표 방식을 사측이 예외적으로 수용하면서 표 차이가 공개됐다. 본래 표결 방법 지정은 주주 제안권에 포함되지 않는 주주총회 의장의 고유 권한이다. 출석 주식 수 기준 정관 변경 건은 회사 측 74.6%, 주주 제안 측 25.6%의 찬성률을 기록,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은 회사 측 76.1%, 주주 제안 측 23%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예측된 결과였다고 말한다. 지난 12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 회사 ISS는 회사 측의 이사회 안을 모두 찬성하는 비공개 보고서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석유의 외국인 소진율은 21.64% 이번 박 회장과 박 전 상무 간 표 대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ISS의 결정으로 외국인 표심이 회사 측으로 쏠릴 것으로 점쳐졌다.
또한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회사 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를 찬성하면서 승부의 추가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쐐기는 국민연금이 박았다. 국민연금이 주총을 하루 앞둔 전날 밤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면서다. 국민연금은 전일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이사회가 제시한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선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한다고 보고 찬성표를 던졌다. 차파트너스 측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에는 반대표를 냈다.
금호석유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업계의 현 상황에서 오히려 회사 미래 전략 재원을 일거에 소각하는 등 경영 불안정을 일으킬 주주 제안 내용의 오류가 검증됐다”며 “사실상 주주 박철완의 경영권 분쟁을 대리하는 소모적 행위를 지속하기보다는 불황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해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모색하는 고민을 기대한다”는 우려와 당부의 설명을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