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교생 1년 6개월째 기차 생활…매일 960km 이동
그가 부모님 집을 나온 건 지난 2022년이었다. 학교 공부를 이미 마쳤다고 확신한 그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기차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설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부모님은 결국 아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그렇게 기차를 집 삼아 현대판 유목민 생활을 시작했다.
유목민이 된 이상 짐은 최소한 간단하게 꾸려야 했다. 그래서 갖고 있던 물건들을 대부분 팔아치우고 필요한 것만 배낭에 챙겨서 길을 떠났다. 그는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 건 미니멀리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 나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물건은 노트북과 기차 안에서 어느 정도 사생활을 보장해주는 소음 차단 헤드폰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기차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반카드100’을 구입해서 비용을 절약한 것도 하나의 요령이었다. 이로써 기차 여행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년에 약 1만 유로(약 1450만 원) 정도다. 슈톨리는 "처음 몇 달은 힘들었고 많은 걸 배워야 했다.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모든 게 달랐다”라고 말하면서 “매일 밤마다 야간 기차를 타야 하고 때로는 기차가 갑자기 오지 않아서 서둘러서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라고 회상했다.
노트북으로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일등석 객차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고, 식사는 대부분 독일 전역에 있는 기차역 라운지에서 해결한다. 다만 개인 위생은 취약한 편이다. 보통은 공공 수영장이나 스포츠 센터에서 샤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매일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거리는 960km 정도다. 지난 1년 반 동안 기차로 독일 전국을 누빈 거리는 무려 48만km가 넘는다. 그럼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생활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래도 평생을 기차 안에서 살 생각은 없다”며 웃었다. 출처 ‘블릭’.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