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설문 결과, 2030세대 과반 “별도 노후 소득 준비 안 해”
2023년 7월 20대∼30대 1152명(남성 600명, 여성 5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6%는 ‘국민연금제도를 불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만 20∼24세(67.8%), 만 25∼29세(75.8%), 만 30∼34세(77.9%), 만 35∼39세(78.8%) 등으로 나이가 올라갈수록 불신감은 높아졌다. 불신감이 가장 높은 집단은 30대 여성(80.2%), 불신감이 가장 낮은 집단은 20대 여성(69.2%)이었다.
국민연금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부분으로는 89.3%가 ‘인구감소(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내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계속 인상될 것 같아서’를 꼽았다. 86.3%는 ‘노후에 받게 될 금액이 너무 적을 것 같다’고 답했다. 82.6%는 ‘국민연금이 고갈돼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73.3%는 ‘국민연금 개혁에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62.4%는 ‘기금운용의 불투명’을 우려했다.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의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6.8%로 절반이 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58.4%로, 남성(55.2%)보다 다소 높았다.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43.0%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음’을 꼽았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25.2%), ‘과도한 주거비 지출 때문’(9.4%), ‘고용 상태가 불안정해서’(7.4%)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 이외에 노후 소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498명 중 62.7%(복수 응답)는 ‘예금·적금’을 들었다. 이어 ‘개인연금 가입’(56.4%),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52.2%), ‘퇴직연금’(36.9%)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63.3%)은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를, 여성(68.3%)은 ‘예금·적금’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구진은 “향후 국민연금 개혁 시 20·30세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처를 할 경우 논의 과정에서 이들을 포함하고, 공식적인 차원의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수반돼야 한다”며 “동시에 노후 소득 준비에서 불리한 집단의 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 개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