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원 뺏고 살해한 인천 남촌동 2인조 택시강도, 17년 만에 무기징역

2007년 범행 현장 남긴 작은 지문 토대로 2023년 검거…2024년 4월 판결 확정

[일요신문]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현금을 빼앗아 도망갔다가 범행 16년 만에 붙잡힌 2인조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5월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48)·B 씨(49)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4월 12일 확정했다.

구치소 동기인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 도로에서 개인택시 운전기사(당시 43세)를 살해하고 차 안에 있던 현금 6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범행 이후 해당 택시를 운전해 인천 미추홀구(옛 남구) 주택가로 이동한 뒤 차량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A 씨 소유의 다른 차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범행 이후 피의자에 대한 행방이 파악되지 않아 장기 미제에 빠졌다. 하지만 방화 당시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 책자를 눈여겨본 경찰은 과학수사를 토대로 쪽지문(작은 지문)을 발견해 재수사했다. 결국 사건 발생 16년 만인 2023년 A 씨 등을 강도살인 피의자로 특정해 검거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에선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피해를 복구할 수 없다”며 “더욱이 강도살인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반인류적 범죄로서 합리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B 씨의 연령, 성품과 행실·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을 살펴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