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KCC 등 계약 종료, 외인-내국인 놓고 시각차
부산 KCC 유니폼을 입고 KBL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올랐던 라건아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 제 다음 신분이 어떻게 될 지를 모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을 팬들에게 전한 것이다.
그는 "지난 6년간 계약에 따라 의무를 다했습니다. 이제는 KBA, KBL에서 조치를 취해 주거나 중간 협의점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당초 맺었떤 농구협회, KBL, KCC간 계약이 종료됐고 새로운 계약이나 조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리그 내 손꼽히는 외국인 선수였던 라건아는 역사상 최초 특별 귀화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이전의 히카르도 라틀리프가 아닌 라건아 이름으로 각종 대회에 나섰다.
국내 무대에선 외국인 선수도, 내국인 선수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으로 뛰어야 했다. 특별귀화 절차가 완료됐으나 압도적인 기량 탓에 내국인 선수로 분류되지 못했다. 그렇다고해서 온전한 외국인 선수도 아니었다.
특별귀화 이후로도 성실히 활약했다.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에 나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아시아무대에서만큼은 최상급 빅맨으로 인정 받았다.
KBL 무대에서는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족적을 남겼다. 12시즌간 611경기에 출전, 평균 18.6득점 10.7리바운드 2.0어시스트 1.2블록을 기록 중이다. 리바운드, 플레이오프 최다 출장, 득점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했다.
라건아의 향후 거취는 다가오는 KBL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라건아 본인도 "몇 주 내로 미팅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팅 내용 관련해서 듣는 것이 생기면 여러분께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라건아의 향후 거취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마무리를 지은 대표팀과도 재계약에 이를 수도 있다. 귀화 선수와 관련해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KBL에서도 내국인 선수로 분류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그간 많은 공헌을 해왔고 베테랑 반열에 접어들며 이전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보이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