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지시’ 이 팀장 구속…“증거인멸 염려”

“낙서하면 300만 원 줄게” 10대 청소년에 텔레그램 통해 지시

[일요신문] 10대들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온라인사이트 이름 등을 낙서하도록 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10대들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온라인사이트 이름 등을 낙서하도록 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5월 25일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문화재보호법상 손상 또는 은닉,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아무개 씨(30)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씨는 2023년 12월 10대 청소년 임아무개 군(18)과 김아무개 양(17)에게 텔레그램 등으로 접근해 "낙서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며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훼손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신원을 숨긴 채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군과 김 양은 돈을 목적으로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 등 3곳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와 함께 '영화 공짜'라는 문구를 30m 길이로 적고 달아났다. 당초 강 씨는 임 군에게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강 씨는 사건 발생 약 5개월 만인 지난 5월 22일 주거지가 아닌 임시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강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홍보할 목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