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범죄자 처벌 강화, 반성문 감형 폐지, 노인 돌봄 서비스 종사자 처우 개선 추진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 사회, 복지 분야에서 국민적 요구가 높고, 사회적으로 해결이 시급한 문제를 3대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경제 분야에서는 전세사기, 코인사기, 주가조작 등 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병과주의 도입을 추진한다. 허 대표는 “지난주,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임차인 270여 명으로부터 610억 원 규모의 보증금을 가로챈 소위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의 주범 김모 씨에게 징역 15년형이 선고되었다. 수백억 원을 가로챘음에도 고작 15년형이 나왔다. 그게 현행법이 사기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최고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악질 경제사범에 대해 10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65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은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감옥에서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우리는 아무리 거액의 사기를 저질러도 매번 가벼운 처벌에 그치니 권도형 같은 범죄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재판을 받길 희망할 정도다. 이건 국제적 망신이기도 하다. 사기 범죄는 개인은 물론 한 가정을 파탄 내는 중범죄다. 피해자들이 흘린 눈물만큼, 범죄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반성문 감형’ 폐지를 추진한다. 허 대표는 “최근 ‘또래 살인 사건’의 정유정, ‘신림동 칼부림 사건’의 조선 등 흉악범들에 대한 무기징역 판결이 있었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을 청춘을 짓밟은 그들은, 염치없게도 재판부에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감형을 요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정성이 결여된 반성문은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줄 뿐이다. 신뢰할 수도 없다. ‘신당역 살인 사건’의 전주환은 스토킹 재판 도중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끝내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감형을 위해 반성문을 대필해 주는 업체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이와 같은 반성문 제도가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강력 사건에 한해 반성문을 제출하더라도 감형해 줄 여지를 없애야 한다. 아울러 가해자가 제출한 반성문에 대한 피해자의 접근권을 확대해야 한다. 피고인의 방어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노인 돌봄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 마련을 추진한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2036년 1500만 명을 넘게 된다. 그만큼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노인 돌봄 서비스 종사자 수요도 급증하게 된다”며 “그러나 힘들고 열악한 처우 탓에 노인 돌봄서비스 종사자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노동공급 부족 규모가 2022년 19만 명에서 2042년 최대 15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구조는 ‘정해진 미래’인 만큼 이 위기는 곧 우리 앞에 닥칠 예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처럼 이민 제도를 정비해 외국인 돌봄 인력을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돌봄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부터 개선해야 마땅하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정부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 사각지대에 놓인 간병인 제도를 손보는 동시에, 돌봄 노동자가 겪는 갑질, 폭언 등의 고충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돌봄 노동자들에게 부모님을 맡긴 국민 여러분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돌봄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 책임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큰 재앙으로 닥칠 돌봄 위기를 개혁신당이 앞장서 풀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