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2심 모두 “조희팔 검거됐어도 피해액 회수 불가능” 지적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측근 강아무개 씨 등과 함께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대구와 인천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사수신 사기 사건을 벌였다.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7만 여 명에 달하며 전체 피해 금액은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자들은 "해경이 2008년 11월 조희팔 일당의 밀항 시도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음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액을 회수할 기회를 잃었다"며 2020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해경이 법령상 의무를 위반해 조희팔 등의 밀항을 검거하지 못했다거나 그로 인해 원고들이 피해 금액 상당을 손해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설사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해경은 제보를 받은 이후 밀항이 예정된 장소 인근에서 잠복, 감시하는 등 수사를 진행한 만큼 조희팔을 검거하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 해경이 법령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피해자들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희팔이 검거됐더라도 피해자들이 피해액을 회수할 수 있었음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는 점, 해경의 위법행위와 피해자들의 손해 사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희팔은 2011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조희팔의 측근 강 씨는 2015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그해 12월 대구지검으로 압송됐고,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22년이 확정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