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 투자 조 단위 ECA 자금 지원…이번이 처음
[일요신문] 에코프로비엠이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약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국내 양극재 기업이 해외 현지 투자에 대해 조 단위 ECA 자금 지원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이로써 이 회사는 이 자금을 이용해 에코프로 그룹의 첫 해외 사업장인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27일 자회사이자 유럽 현지법인인 에코프로비엠 헝가리가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무역보험공사와 ECA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8억 6000만 달러이다.
이 자리에는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와 신유근 한국수출입은행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부행장), 정재용 한국무역보험공사 프로젝트금융본부장 등이 함께했다.
ECA 파이낸싱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 자국 기업의 수출 등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직접 대출 및 보증, 보험을 제공하는 금융 지원을 뜻한다.
이번 자금 지원은 직접 대출 및 보증, 보험 형태로 이뤄지는데, 한국수출입은행은 1억 8000만 달러의 보증 및 2억 5000만 달러의 직접 대출을 진행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경우 4억 3000만 달러의 보험을 제공한다.
에코프로비엠 헝가리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 및 보험을 바탕으로 BNP, HSBC 등 5개 글로벌 상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기로 했다.
최문호 대표이사는 "에코프로비엠이 국내외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자금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적 수출신용기관들이 에코프로의 해외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믿고 정책금융을 지원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 10만 8000t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며, 이에 소요되는 투자비 규모는 총 12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의 주요 공급처인 삼성SDI와 약 44조원에 이르는 하이니켈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내년 상반기 헝가리 공장 가동…글로벌 사업 '박차'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공장은 2025년 상반기 내 양산을 시작한다. 공장이 가동되면 유럽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에코프로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과 함께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역내 규제 및 관세 리스크를 피하려는 배터리 및 완성차 등 고객사들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3월 승인된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은 17개 '전략 원자재'에 대한 역내 채굴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과 영국간의 무역협력협정(TCA)은 2027년 부터 전기차 부품의 역내산 자급률이 55% 미만이면 상호간의 거래에서 관세 10%를 부과하는 차별 조항을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ECA 자금을 지원받은 것은 'K-배터리' 밸류체인을 해외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라며,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