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배임 전쟁’은 그대로…경찰 “이번 주 2차 조사 예정”

민희진 측이 경찰에 추가 자료 제출, ‘가처분’과 다른 결과 나올까

[일요신문] 가처분 소송으로 1차 분쟁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지만, 연예기획사 하이브(HYBE)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민희진 대표 간 업무상 배임 고발 사건 수사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경찰이 피고발인을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7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고발인(어도어 측) 1명을 저번주 조사했고 이번 주 2차 조사 예정"이라며 "피고발인 측에서 3회에 걸쳐 자료를 임의 제출했는데 이를 분석한 뒤 출석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파악해 긴급 감사에 들어간 뒤 업무상 배임 혐의로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기획하거나 시도한 적 없으며 지분 구조상 애초에 실행에 옮길 수 없는 지위"라며 반박했다. 

경찰은 6월 초순 경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같은 달 17일부터 피고발인인 어도어 측 경영진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하이브가 언론에까지 공개하며 대대적인 감사에 나섰던 만큼 경찰의 어도어 압수수색 가능성도 비쳐졌으나 경찰 측은 "임의수사로 해결이 되지 않을 때 강제수사를 하는데 현재는 (어도어 측이) 협조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료 제출 및 출석 진술로 수사가 가능한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 고발 건과 별개로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의 해임 등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했고 민 대표는 하이브에 대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안건 자체가 민 대표의 업무상 배임을 근간으로 했던 만큼 이 가처분 소송의 결과가 하이브 고발 사건의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졌다. 

하이브는 지난 5월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을 계획했으나 민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실패했다. 사진=하이브 공

가처분 재판부는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30일 재판부는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해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모색의 단계를 거쳐 구체적인 실행 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어도어 대표이사인 민 대표가 어도어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거나 어도어 대표이사로서의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하이브에겐 민 대표를 해임할 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 대표는 여전히 어도어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하이브 측은 5월 31일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법원의 결정이 적용되는 민 대표를 제외하고 어도어 이사 2명을 해임한 뒤 하이브 측 인사로 교체했다. 가처분에선 패배했지만 고발 사건이 남아 있는 한 끝까지 민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가처분 결정 이후 민 대표는 2차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의 타협 의지를 전했으나 하이브 측은 현재까지도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번 사태의 시발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이 민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등 고소에 재차 강경하게 나갈 입장을 보이는 등 사실상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 다수는 민 대표에 대한 적대감을 여전히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하이브와의 내홍에도 불구하고 어도어는 소속 걸그룹 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지난 6월 26~27일 도쿄돔에서 열린 뉴진스의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에는 9만 여 명의 팬들이 몰려 일본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김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