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행 따라 소비하는 MZ 세대 특성 반영…“요아정 ‘제2 탕후루’ 될지 설빙처럼 자리 잡을지 관심”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로는 ‘요아정(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을 꼽을 수 있다. 요아정은 2021년 1호점을 연 이후 2024년부터 가맹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은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2021년 매장 수 99개에서 2022년 158개, 2023년 166개로 늘었다. 현재는 전국 총 29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와 디저트 프랜차이즈 ‘설빙’ 다음으로 많은 디저트 가맹점 수다.
요아정이 인기를 끈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다양한 토핑이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아정에는 파인애플, 바나나, 키위 등과 같은 생과일 토핑부터 꿀 스틱, 티라미수, 그래놀라 등과 같은 50여 가지의 토핑이 존재한다. 아이스크림 위에 뿌리는 소스도 10가지가 넘는다.
인스타그램에 ‘요아정’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물은 약 7600개 올라와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요아정꿀조합’이라며 자신만의 토핑 주문 방식을 올리고 있는데 요아정 알바생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게시한 릴스에는 댓글이 약 700개가 달리기도 했다. 그룹 다비치 강민경(벌집꿀+자몽+초코링), 유튜버 입짧은햇님(벌집꿀 + 바나나 + 그레놀라 + 후루츠링 + 콘프로스트+초코소스) 등 유명인들이 자신만의 토핑을 추천하면서 요아정은 더욱 화제 됐다. 20대 직장인 박 아무개 씨는 “요아정의 가장 큰 매력은 각종 재료를 원하는 대로 조합해 색다른 맛을 내는 데 있다”며 “게다가 요구르트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 그런지 디저트 치고는 건강한 느낌이고, 소화도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열풍이 이른바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즐겁게 건강 관리하는 것) 트렌드에 맞아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요구르트가 한 끼 식사 대체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요구르트 아이스트림 수요가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본인이 올리는 토핑에 따라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요아정은 건강한 디저트로 꼽힌다”며 “웰빙 트렌드가 계속되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요아정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을 운영하는 트릴리언즈 매출은 2021년 5억 원에서 지난해 50억 9600만 원으로 뛰었다. 2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억 1600만 원에서 2억 8700만 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요아정과 함께 탕후루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디저트는 ‘두바이초콜릿’이다. 인스타그램에 ‘두바이초콜릿’ 해시태그가 들어간 게시물은 1만 2000개가 넘는다. 현지에서 개당 약 2만 4000원 수준인 두바이초콜릿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당 7만 원까지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두바이초콜릿을 만드는 재료를 사고파는 게시물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CU, GS25 등 편의점업계에서도 이를 노리고 두바이초콜릿과 유사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탕후루의 인기는 급격히 시들해지고 있다. 탕후루는 SNS에서 ‘탕탕 후루후루’ 가사의 노래 ‘마라탕후루’로 지난 달까지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지만, 막상 탕후루 자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탕후루 열풍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 대만 카스테라, 흑당 버블티 등이 반짝인기를 얻고 자취를 감춘 것처럼 탕후루 매장도 ‘반짝업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 분석 결과 올해 현재까지 전국 탕후루 일반·휴게음식점 폐업은 190곳으로 지난해 90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탕후루 1위 업체인 달콤왕가탕후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11월 500호점을 열었다고 발표했으나 7개월이 지난 지금 매장 수는 오히려 490개로 줄었다.
탕후루의 인기가 급속히 시들해진 이유로는 건강 문제가 꼽힌다. 탕후루는 당분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를 삼가야 하는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과일과 설탕이 주재료인 탕후루는 세계보건기구가 하루 섭취 열량 2000kcal를 기준으로 계산한 일일 당류 섭취 상한선(50g)에 육박한다. 탕후루 한 꼬치 기준으로 블랙사파이어 탕후루엔 당류 24.7g, 애플포도 탕후루엔 당류 22.3g 등이 들었다. 두 꼬치만 먹어도 일일 당 섭취 상한선을 넘는 것이다.
원재료인 과일 가격 인상도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사과와 배는 전년 동월 대비 63.1%, 139.6% 폭등했다. 탕후루 재료로 자주 쓰이는 귤과 딸기 가격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자영업자’에선 “과일 값이 비싸 요즘 참 생각이 많아진다” “과일 가격이 오르다 보니 수익이 반토막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탕후루처럼 요아정도 반짝 유행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선 디저트라는 게 계속 새로운 유행이 생기는 산업군이며 아이스크림 자체가 계절성이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뒤늦게 열풍에 탑승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MZ세대는 SNS에 본인이 먹은 디저트를 자랑하는 플렉스 소비 경향이 있는데, 그만큼 인기를 끌다 확 식으면서 점점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