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리키, 전기 대회 준우승자 셰커와 격돌…일본 한 풀어줄지 주목
9일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준결승3번기 3국에서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이 중국 커제 9단에게 20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치리키는 3번기 1국을 먼저 내줬지만 2국과 3국을 연달아 잡아내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반대편 조에서는 중국 셰커 9단이 6일과 8일 나뉘어 열린 준결승 3번기 1, 2국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에게 승리하며 일찌감치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전기 대회 준우승자인 셰커는 2회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또 전기 대회 4강 이치리키는 첫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올랐다.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5번기는 8월 12일과 14일 1·2국, 10월 24일~28일 3~5국을 나누어 진행한다.
한편 16강에 5명이 진입했던 한국은 신진서, 박정환, 신민준, 김진휘가 16강전에서 탈락했으며 홀로 8강에 오른 원성진도 8강전에서 중국 커제 9단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동안 아홉 차례 열린 응씨배에서는 초대 우승자 조훈현 9단을 비롯한 서봉수·유창혁·이창호·최철한·신진서 9단 등 한국이 6회, 창하오·판팅위·탕웨이싱 9단 등 중국이 3회 우승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기사의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진출은 2018년 제22회 LG배 결승에 오른 이야마 유타 9단 이후 6년 만이다. 또 일본기원 소속 기사의 세계대회 우승은 2005년 제9회 LG배에서 우승한 대만 출신 장쉬 9단 이후 20년 만이어서 이치리키가 일본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이다.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5억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