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g 용량 세탁기에 동료 넣고 작동시켜…2017년엔 ‘장애인 향한 직장 내 폭언’ 손해배상 판결도
NHK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4년 3월 지적장애를 가진 동료 남성 A 씨(50)에게 ‘냄새가 나니까 세탁기에 들어가라’고 말한 뒤 남성을 업소용 세탁기 안에 강제로 집어넣고 작동시켰다”고 한다. 해당 세탁기는 용량이 100kg, 가로·세로 깊이가 모두 2m에 달했다.
A 씨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온몸 곳곳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고, 이를 본 의사가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발각됐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거쳐 과거에도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2017년 일본 장애인종합연구소가 “어떤 장소에서 차별과 편견을 느꼈는가?”를 묻자 가장 많았던 응답은 직장(56%), 다음으로 대중교통(30%), 인터넷(18%)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직장 내 차별로 인해 장애인이 퇴직에 몰리거나 재판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7년 11월 도쿄지방법원이 내린 판결이다. 이 소송은 마트에 근무하던 지적장애 남성이 “여종업원 B 씨의 차별적인 발언으로 퇴직에 몰렸다”며 마트와 B 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며 진행됐다.
남성은 2008년 입사했다고 한다. 집중력이 잘 끊기고 기억력이 안 좋은 특성 때문에 진열 작업과 상판 청소, 조리기구 설거지, 상품 봉지 포장 일을 담당했다. 그러나 B 씨는 사사건건 “일하는 모습이 유치원생 이하다” “바보라도 할 수 있겠다” 등의 폭언을 했고, 결국 남성은 2013년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성은 B 씨와 마트를 상대로 585만 엔(약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B 씨의 지속적인 폭언에 의한 정신적 고통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금 22만 엔(약 190만 원)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마트 측에는 “원고 남성의 적성을 고려한 부서 배치를 실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취업 환경 정비 의무 위반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