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다른 부분 있어도 상간녀 남편 배려하기 위해 받아들였다”
7월 24일 오전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에서 강경준을 상대로 A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A 씨는 강경준의 불륜 상대방이자 같은 회사 동료 직원으로 지목된 여성 B 씨의 남편으로 알려진 인물로, 2023년 12월 26일 강경준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상간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강경준)의 '인낙'을 받아들였다. 청구의 인낙은 피고가 원고의 청구가 이유있음을 인정하는 당사자 의사표시를 말한다. 원고의 청구 포기 또는 피고의 청구 인낙이 있게 되면 재판부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해 소송이 종료된다. 사실상 강경준이 A 씨 측의 '불륜 주장'에 대해 전부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정'이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그 진실성에 의구심이 따른다. 이날 강경준의 법률대리인은 "강경준 님의 법률대리인으로서 이번 사건의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노력했으나 강경준 님께서는 사실 관계를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방과 가족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분들께 상처와 불편함을 주는 상황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이에 따라 저희 법률사무소는 강경준 님의 의견을 존중해 상대방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청구인낙으로 이번 소송을 종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경준 역시 입장문을 내고 "올해 초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저와 저희 가족을 응원해 주신 분들께 이번 일을 통해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 제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행여 저의 말 한 마디 혹은 행동이 상대방 당사자 분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상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며 "하지만 이런 저의 태도가 오히려 많은 분들께 더 큰 상처로 이어지지는 않았을까 후회하기도 한다"고 '침묵'을 지켰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우선 소송관계인(A 씨)의 주장 가운데 일부 내용이 발췌된 것으로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거나 해명해야 할 부분 등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오해와 비난 또한 제 부덕함으로 인해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러한 사실도 감내하는 것이 제 몫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강경준은 "소송이 제기된 이후 줄곧 당사자 분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가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양측 모두가 원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였고 부득이하게 법원을 통해서 이 일을 끝맺게 됐다"며 "오해를 풀고자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당사자 분께서 받을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어질 것이고,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더 큰 불쾌감만 드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서 "해명을 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법적인 절차로 다투지 않고, 상대방 당사자의 청구에 응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강경준의 이야기다. 결국 '불륜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의 일부 '사실 오인' 또는 '과장된'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상간남'으로 피소된 처지에 잘못에 대한 인정보단 자신의 포용력을 앞세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입장문을 낸 셈이다.
다만 입장문의 내용 자체를 떠나 강경준이 불륜을 인정한 것은 사실로 여겨지는 만큼, 이후 연예인으로서의 재기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경준은 불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 소속사인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와의 전속계약 연장 논의가 취소돼 현재 무소속인 상태다. 당시 고정 출연 중이던 KBS2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하차했으며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던 자신의 인스타그램도 계정 삭제 후 사실상 '무한 자숙'에 들어갔다.
그의 불륜은 아내이자 배우인 장신영과 그의 두 아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불륜 의혹이 불거진 초기 방송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장신영이 남편의 소송을 방어하기 위해서 대신 변호사를 만나고 있다. 무엇보다 가정을 보호하는 게 먼저인 상황"이라는 말이 오갔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그 역시 강경준과의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는 상반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강경준이 가족 예능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앞세워 '다정한 아빠이자 남편' 이미지로 포장해왔던 만큼 불륜으로 훼손된 그의 이미지 이상으로 가족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신영 역시 강경준의 불륜 의혹이 불거진 직후 이전까지 활발했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한편 강경준은 2004년 MBC 시트콤 '논스톱'으로 데뷔한 뒤 2013년 JTBC 드라마 '가시꽃'에서 남자주인공 강혁민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을 통해 장신영과 연인관계로 발전하면서 5년 열애 끝에 2018년 5월 결혼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