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종목 표현한 ‘예술 작품’ 포스터…2000시간 이상 공 들인 위고 가토니 “로고만 넣긴 싫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백호를 형상화한 마스코트 '수호랑' 인형이 수상자에게 수여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작은 꽃다발에 '미라이토'가 묶여 있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은 메달과 함께 '빙둔둔' 인형을 받았다.
이번 대회 시상식에서는 마스코트가 사라졌다. 메달리스트들은 저마다 사각 기둥 모양의 박스를 손에 들었다. 자연스레 지켜보는 이들의 궁금증이 뒤따랐다.
국내 선수 중 이를 대중에 첫 공개한 장본인은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동시 석권으로 스타덤에 오른 오상욱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일에 싸인 상품을 펼쳐 보였다. 내용물은 다름 아닌 대회 포스터였다.
이번 대회 포스터는 특별함을 담고 있다. 프랑스 파리 출신 예술가 위고 가토니가 특별 제작한 포스터다. 에펠탑과 경기장 등 파리의 시설물과 경기종목 등이 묘사돼 있다.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 세부적인 표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술 분야마저 대체하고 있지만 가토니는 포스터 작업에 2000시간 이상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올림픽 포스터는 '간결함'을 강조해 왔기에 이번 작품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3월 포스터 공개 당시 이번 대회 디자인을 맡은 오아킴 론신 디렉터는 "로고와 날짜만 적힌 지루한 포스터가 되길 원치 않았다"는 설명을 남겼다. 메달리스트들만 포스터를 소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리 올림픽 공식 온라인숍에서는 포스터가 29유로(약 4만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파리 현지에서는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