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테스트 하려던 국제연맹에 소재지 잘못 알려줘 ‘자격정지 1년’…정경은 대표 탈락 공정성 논란도
불과 3년 전인 2020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도 배드민턴협회에는 잡음이 있었다. 당시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한 정경은은 국민청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성적은 50%만 반영되고 나머지 50%는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세계랭킹이 높거나 국제대회에서 실적이 좋아도 심사위원 평가에 따라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할 수 있는 구조였다.
심사위원 일부가 현역 지도자로 구성돼 선수 평가에 객관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적이 이어지자 심사위원 점수 비율을 대폭 낮추고 관계자를 배제하는 심사위원 구성 관련 기준을 만들었다.
안세영 이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이용대도 협회의 행정 착오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용대는 선수 생활이 한창이던 2014년 도핑 테스트 문제로 국제배드민턴연맹의 자격 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이용대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은 아니었다. 도핑 테스트를 위해 국제배드민턴연맹이 선수의 소재지를 물었는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이를 잘못 답하면서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이용대는 당시 국가대표 선수단에 포함돼 있던 인원이었다. 관리 소홀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었다.
지난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만 획득했던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며 반등했다. 하지만 12년 만에 등장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과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이들을 겨냥해 조사에 임할 뜻을 밝혔다. 체육단체의 전반적인 감사로 확전될 조짐까지 보인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도 불투명한 감독 선임 과정 등으로 문체부 감사를 앞두고 있다. 이어진 체육단체의 실책으로 대한체육회, 정부는 물론 정치권까지 날을 세우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