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유통책 역할, 주변 인물 10여 명도 입건…인플루언서 인맥 통한 대규모 마약 파티 가능성도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오전 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튜버 겸 아프리카TV BJ 김 아무개 씨(33)를 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인의 주거지 등에서 케타민 등 마약류를 투약하고 수천만 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김 씨는 유튜버 겸 BJ인 박 아무개 씨(35)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주거지 등에서 다른 BJ들과 함께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명 유튜버와 아프리카 방송 BJ등 인플루언서들의 인맥을 통해 대규모 마약 파티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갑을 찬 채 흰색 마스크와 남색 모자를 착용하고 강남경찰서를 나온 김 씨는 긴팔을 입어 양팔 전체에 뒤덮인 문신을 다 감췄다.
그는 “박 씨에게 마약 판매를 요구받았나”, “함께 마약한 사람들과 어떤 관계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집단 성관계 의혹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독자들에게 할 말 없나”라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고 투약한 박 씨를 비롯해 다른 아프리카TV BJ 여러명과 이들에게 별풍선을 쐈던 후원자, BJ 관련 엔터테인먼트사 임직원 등 10여 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하고 집단 성관계를 벌였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김 씨는 국내 폭력조직 ‘춘천식구파’ 조직원으로 본인이 조폭임을 밝히며 유튜버와 BJ로 활동했다. 춘천식구파는 경찰청 관리 대상에 올라있다. 김 씨는 유튜브 방송에 조폭 생활을 무용담하듯 자랑하는 내용을 올리거나, 출소 기념 방송, 술먹방(술 마시는 방송) 등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 김 씨는 여성 BJ에게 성희롱성 발언은 물론 한 생방송에서 “술에 취하게 한 뒤 도촬해서 여성들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 전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 씨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약 26만 명에 달한다.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박 씨는 한때 구독자 75만 명 이상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