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억 관급자재 물품구입 계약 중 지역업체 구매율 불과 5%
28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부터 시내 중심부인 창전동 일원 ‘분수대 오거리’를 이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할 목적으로 ‘교통광장 및 경관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본 사업과 관련 착공단계 부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업이냐는 의문 제기와 40억에 달하는‘긴급입찰’을 남발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관급자재 물품 구매 역시 외지업체와 계약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본지 취재결과 이천시는 해당 사업을 진행하면서 28일 현재 관급자재 물품구입비로 14억 500여만 원을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내역를 살펴보면 외지업체와 무려 95%에 달하는 13억2926만 원을 계약했고 관내업체와는 5%에 불과한 7875만 원을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천시 및 관내 공공기관이 수요로 하는 제품(물품·용역·공사)을 구매할 때, 지역상품을 우선 구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천시 지역상품 우선구매에 관한 조례‘를 역행한 것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또한, 시는 본 사업의 시설공사(계약 11억 6000만 원)를 진행하면서 ‘이천시민을 기능공 포함 우선 고용 및 공사에 필요한 자재 구입(건설장비 등)을 우선적으로 사용해 지역경제활성화에 노력해야한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현장 확인결과 계약 상대자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중장비 1대 이외에는 지역주민은 찾아볼 수 없어 시는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관계 부서 담당자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들이 지역에 없어 부득이하게 외지업체를 통해 구매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시설계 과정에서 특별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물품을 제외하고 지역업체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검토가 있었다면 충분히 지역업체 납품이 가능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결국, 경기침체 장기화는 물론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위기 수준에 이르러 지역업체 참여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업체 관계자는 “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에 공사를 주거나 관급자재 물품을 구매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지역 업체를 외면하고 있다”며 "관내업체를 홀대하면서 외부업체에 계약을 몰아주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다른 지자체의 경우 공사·용역·물품 계약 시 지역업체 우선 계약을 적극 추진하는가 하면 지역업체 우선 이용을 위해 계약사무 처리 지침을 만들고 부득이 괸외업체와 계약 경우에는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히고 “관련 법규나 지침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 제한을 하거나 지역 업체 물품을 확대 구매하는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