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숨멎’ 구간 통과 ‘글레이셔 익스프레스’ 평균 시속 36km
체르마트와 생모리츠의 알프스 휴양지를 연결하는 이 열차는 사실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고속 열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행된다. 우선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이 우스울 정도로 느린데, 그 느린 속도가 의도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일부러 천천히 달리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다. 가령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최대한 빨리 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여행객들이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열차 내부에는 대형 파노라마 창문이 설치돼 있어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덕분에 승객들은 시야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알프스의 아름다움에 몰입할 수 있다.
느린 속도는 단지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가파른 경사와 급회전 구간이 많은 험난한 지형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지형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충분히 느리게 달릴 필요가 있다. 8시간 동안 통과하는 나선형 터널과 고가교는 각각 291개와 91개다. 어떤 구간에서는 무려 해발 2027m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8시간 동안 기차를 탄다는 것이 고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행인 건 1등석과 2등석 모두 안락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