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분 댄스릴레이’ 우스꽝스런 모습도 선거전략?…연설 길고 장황한데 횡설수설 ‘치매·건강 이상설’ 스멀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렵겠지만, 이는 사실이다. 바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가 한 말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주목을 끌기 위해 황당무계한 발언을 많이 해왔던 트럼프를 생각하면 별로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번째 선거 때와 다른 차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무시할 수만도 없다. 비속어의 수위도 높아진 데다 횡설수설하거나, 돌발 행동을 하거나,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말을 더듬거나 부정확한 발음을 하거나 지명이나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런 트럼프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혹시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81)에게만 씌었던 ‘고령 논란’이 이제는 트럼프에게 옮겨붙은 것이다. 과연 트럼프는 정말 괜찮은 걸까.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유권자들과의 대화 시간)은 미리 선정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주택 가격 문제와 중소기업 지원 방안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장황했으며, 심지어 선거일을 ‘11월 5일’이 아닌 ‘1월 5일’이라고 잘못 말하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더 이상한 모습은 그 다음에 나타났다. 실내 온도 상승으로 현장에 있던 지지자 두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돌발 사고가 발생하자 트럼프는 질의응답을 멈추고 무대 위에 가만히 서있었다. 그리고는 흘러나오는 ‘아베마리아’ 노래에 맞춰 몸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응급 처치를 하는 의료진에게는 “천천히 하세요, 선생님”이라고 말하더니 청중들을 향해서는 “누구 또 쓰러질 사람 없나요? 손을 들어주세요. 지금요”라고 농담을 했다. 이어서 “질문은 더 이상 받지 말고, 그냥 음악이나 들어봅시다. 누가 질문을 듣고 싶어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렇게 트럼프는 정치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대신 39분 동안 무대 위에서 ‘YMCA’나 ‘할렐루야’ 같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기묘한 행동을 했다. 트럼프가 몸을 흔드는 동안 흘러나온 곡은 시네이드 오코너, 엘비스 프레슬리, 건스 앤 로지스,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 등 총 아홉 곡이었으며, 이는 모두 트럼프가 직접 선정한 플레이리스트였다. 중간중간 몸을 흔들다가 정신이 들었는지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다. 민주당은 선거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노래에 집중하며 몸을 흔들던 트럼프는 “기절한 두 사람은 애국자이고, 우리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 덕분에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닌가”라는 황당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의 이런 괴상한 행동은 곧 뭇매를 맞았다. ‘유로뉴스’는 “더 이상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술수였다”고 말했는가 하면, 인터넷 매체인 ‘복스닷컴’은 “트럼프는 우스꽝스런 인물(춤추는 모습)이자 동시에 독재자(선거 당일 군대를 동원해 공포를 조장하려는 모습)가 되려는 건 아닌지 염려하게 만든다”면서 “광대와 위협적 인물이라는 두 얼굴의 트럼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열렬한 지지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규범을 어기는 데서 오는 일종의 쾌감을 선사할지 모르지만, 트럼프 반대자들에게는 이런 기괴한 행동이 그를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그를 우스꽝스럽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의 위험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가 ‘두려운 존재’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터무니없는 행동은 끔찍한 현실을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선거 전략이 됐다. 다만 이를 트럼프가 의도한 건 아니라고 말한 ‘복스닷컴’은 “그는 10단계를 미리 내다보는 영악한 천재는 아니다. 그저 무대에서 보이는 모습이 그의 진짜 모습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우스꽝스러운 면이 없었다면 그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가령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나 JD 밴스 상원의원 같은 인물들의 경우 트럼프만큼 잔혹하지만, 매력은 전혀 없다. 이들이 트럼프만큼 인기가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트럼프가 엄연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대선에 출마한 후보라는 점이다. 그는 단순히 떠돌이 코미디 스탠드업 쇼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만일 광대에 불과한 인물이 손에 핵 버튼을 쥐고 전 세계를 흔든다고 생각해보라고 ‘복스닷컴’은 경고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문제의 핵심을 날카롭게 짚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트럼프를 언급하면서 그는 “그게 언제부터 괜찮아졌죠?”라고 물으면서 “만약 여러분의 직장 동료가 그렇게 행동했다면, 그들은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사업을 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노골적인 거짓말로 여러분을 조종하려고 한다면, 그들과의 거래를 중단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트럼프의 ‘이상한’ 모습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목격됐다. 가령 선거 당일 ‘내부의 적’에 대응해 투표소에 군대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도 그랬다. 도대체 ‘내부의 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애덤 쉬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과 같은 민주당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가리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파시스트’이며, 악랄하고 국가에 위험한 인물들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한번은 ‘수소차가 새로운 자동차’라고 주장하면서 폭발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소차는 이미 10년도 더 된 기술로, 사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작은 데다 그마저도 감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수소차는 수소 가스를 채운 비행선과 달리 폭발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뜬금없이 저속한 발언을 해서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펜실베이니아주 래트로브의 ‘아널드 파머 공항’에서 유세를 펼쳤던 트럼프는 전설적인 골프 선수였던 파머와의 친분을 자랑하던 중 갑자기 그의 신체부위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5분 이상 독백을 하다시피 말을 이어 나갔던 트럼프는 “파머와 샤워를 했던 골프 선수들은 ‘맙소사, 믿을 수가 없다’라고 말하곤 했다”라고 묘사했다.
그런가 하면 인터뷰를 하거나 연설을 할 때면 말이 길어지거나 주제가 오락가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가령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달러와 관련된 논의를 하다가 갑자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는가 하면, 구글에 대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엉뚱하게 버지니아주에서의 선거 소송에 대한 발언을 장황하게 이어나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리조나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애리조니안(애리조나 주민)’을 ‘애주라시안’으로 잘못 발음해 소셜미디어에서 조롱을 받았고, 위스콘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엉뚱하게 아프가니스탄의 전사들을 ‘100만 명의 람보들’에 비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불안정한 모습에 대해 ‘가디언’은 “트럼프는 항상 ‘죽은 고양이를 테이블 위에 던지는’ 식으로, 즉 논란을 일으켜 지지자들에게 금기를 깨는 식으로 스릴을 선사했고, 상대편이 분노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즐거워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8년 전의 트럼프는 지금보다 좀 더 짜임새 있고 집중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미국에게 불리한 무역 거래에 반대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등 자신만의 어젠다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무소속 유권자들과 민주당원들에게 ‘부패한 기득권층’에 맞서 정부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던 모습이었다. 연설 시간도 비교적 짧은 40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지금 트럼프의 연설은 시작했다 하면 한 시간 반 또는 두 시간 동안 길게 이어지곤 한다. 이에 집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사람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보이곤 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연설이 비록 길기는 해도 ‘짜임새 있는 이야기(직조)’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실타래가 결국 다시 하나로 연결돼 의미를 이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가령 AP통신은 “트럼프의 연설은 너무 빨리 주제를 전환해서 때때로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는 기후 위기 이야기를 했다가 갑자기 해리스 부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가 싶더니 또 자신의 해변 몸매가 바이든보다 낫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주위에서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파리를 보고는 “이 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하다. 2년 전만 해도 여기에는 파리가 없었는데 말이다”라며 산만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타임스’ 역시 “트럼프의 연설과 점점 더 분노에 찬 두서없는 발언들이 나이 문제를 재점화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그가 사실과 동떨어진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조지아주에서 하루를 보낸 후에는 “루이지애나에서 멋진 하루를 즐겼다”고 말했는가 하면, 맥락상 이란을 의미하는 부분에서는 “북한이 나를 죽이려 한다”며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심지어 후보에서 사퇴한 지 5주나 지난 바이든 대통령과 선거에서 맞붙는 것처럼 묘사한 적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바이든이 사퇴함에 따라 이제 트럼프가 역대 가장 나이 많은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이에 따라 나이 문제로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의 트럼프의 연설, 인터뷰 및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검토한 결과, 2015년 처음 정치 무대에 등장했을 때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의 징후가 보이고 있다고 말한 ‘뉴욕타임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연설은 점점 더 어둡고, 더 거칠고, 더 길고, 더 분노에 가득 차고, 덜 집중하고, 비속어가 많고, 점점 더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연설은 2016년에는 45분 정도였지만 지금은 평균 82분 정도 소요되고 있다. 또한 8년 전보다 ‘항상’ ‘절대’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13%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2016년의 21%에 비해 긍정적인 단어보다 부정적인 단어를 32%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처음 출마했을 때보다 욕설을 69%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도 달라진 점이다.
자꾸 과거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습관 역시 나이가 들었다는 징후일 수 있다. 그마저도 잘못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타블로이드에 의해 크게 주목 받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전성기 시절을 자주 언급하는 트럼프는 ‘양들(Lambs)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를 언급하면서 ‘입술(Lip)의 침묵’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또한 “자니 카슨은 어디 있나, 자니를 다시 데려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슨은 2005년 세상을 떠난 심야 토크쇼 진행자다. 심지어 여배우인 캐리 그랜트를 가리켜 “가장 잘생긴 남자였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현대 기술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대체 휴대폰 앱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지만, 미국에서는 96%의 사람들이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라고 주장한 대목에서는 “나는 총에 대해 아주 잘 안다. 베네수엘라 갱단은 MK-47로 무장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었다. 사실은 MK-47이 아니라 AK-47이었다. 그런가 하면 미시간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상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해리스의 집회에 운집한 군중을 가리켜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가짜 사람들”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샬롯빌’을 ‘샬롯타운’으로 잘못 부르거나, ‘미니애폴리스’를 ‘미니아나폴리스’로, ‘일론 머스크’를 ‘레온 머스크’라고 잘못 부르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의 모습에 대해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몇몇 사람들은 분명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전 트럼프 지지자였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그는 8년 전과 같은 수준에서 경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는가 하면, 트럼프의 부대변인을 지냈던 사라 매튜스는 트럼프가 ‘직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트럼프가 가장 세련된 연설자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최근 연설은 더 두서가 없어진 듯하고, 더욱 횡설수설하고 있으며,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더 자주 눈에 띈다”며 우려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영상들을 비교해 보면 뚜렷한 변화를 눈치챌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1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던 당시 트럼프는 연설문에 더 충실하고, 자신의 생각도 더 잘 마무리지었다. 2015년과 2016년의 연설도 공격적이긴 했지만 지금보다는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웠으며, 유머도 적절하게 섞여 있었다. 그런데 그에 비해 지금은 왜곡과 거짓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
몬태나대 학자들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연설의 복잡성은 미국 역대 대통령의 평균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트럼프의 연설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다. 이는 역대 대통령의 평균인 8학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용케 나이 문제로 타격을 입지 않았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더 나이가 많았던 바이든 덕분이었다. 바이든은 겉으로 쇠약해 보이는 반면, 트럼프는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도 이제 지친 듯 보인다. 1987년 발간된 트럼프 전기인 ‘협상의 기술’ 대필 작가이자 트럼프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토니 슈워츠는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분명히 치매가 진행되고 있다. 문장을 이어서 말하지 못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한다”면서 “그(트럼프)는 (육체적으로) 지쳤다. 해리스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선거 유세 횟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6년에는 총 283건의 유세를 펼쳤던 반면, 2024년에는 현재까지 60회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를 간파한 민주당은 트럼프가 정치적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면서 맹공을 퍼붓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일레인 카마크는 “그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면서 “과거에는 인신공격을 할 때면 그 사람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무작위로 욕을 퍼붓고 있다. 가령 해리스가 정신 장애가 있다거나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는 둥 터무니없다”라고 한심해 했다.
해리스는 타운홀 미팅에서 춤을 추는 트럼프의 모습을 본 후 그의 정신 상태가 수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 기록 요약본을 공개하지 않는 트럼프를 향해서 “사람들이 그가 미국을 이끌기에 너무 쇠약하고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라며 날 선 공격을 했다. 이에 오바마 역시 “그의 의도뿐만 아니라 그의 능력도 의심스럽다. 최근에 그의 모습을 보았는가. 그는 밖에서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동안 연설을 하는데, 그저 뒤죽박죽된 말만 늘어놓는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건강 기록을 공개하라는 해리스의 공격에 대해 트럼프는 “절박한가 보다”라고 치부하면서 “그는 내 콜레스테롤 수치(180!)를 알고 싶어 안달이 났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건강 기록을 공개했고, 최근에도 공개했다. 결과는 완벽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기간 동안에는 건강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집회에서 “나는 텔레프롬프터 없이 두 시간 동안 연설한다. 그런데 내가 단어 하나만 살짝 틀려도 사람들은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고 비난한다”라고 불평했다. 자신의 두서없는 언행 스타일을 가리켜 ‘직조’라고 부르면서 이것이 바로 자신의 천재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집회에는 여전히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으며, 많은 지지자들이 트럼프의 말장난을 재미있어하고, 또 즐기고 있다. 카마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영화평론가인 친구가 트럼프의 집회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는 말 그대로 연예인이다. 관중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기 위해 그런 말을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