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개 스케치 기억 더듬어 그려 “알드리지 옛 모습 보여주는 유산 되길”
자그마치 50년에 걸쳐 고향 마을의 풍경을 두루마리 종이에 빼곡하게 담아낸 남자가 있다. 영국 웨스트미들랜드주 알드리지 출신의 모리스 아이버 버치(82)다.
스케치는 모두 320개로, 마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연필과 잉크로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이 가운데 지금은 없어진 펍, 호텔, 상점, 오두막, 교회 등은 그가 기억을 더듬어 그려냈다. 버치는 “많은 건물이 사라졌고, 기억으로 그린 건물도 있고, 오래된 사진과 역사책을 보고 그린 건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두루마리를 채우는 데 걸린 시간은 50년 동안 총 2560시간(106일)이었다.
그가 처음 두루마리를 구입한 때는 1969년이었다. 당시 자동차 트렁크 세일에서 10실링(오늘날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50펜스로 약 900원)에 약 30m 길이의 두루마리를 구입한 그는 “당시 네 살이었던 아들이 색칠할 수 있도록 동물과 벌레들을 그리곤 했는데 그 용도로 딱일 듯 싶어서 구입했다”면서 “80개 정도의 그림을 그리고 나니 ‘이제 뭘 더 그릴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평생을 살아온 고향을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또한 “후손들을 위해 오래전에 사라진 고향의 건물들을 두루마리에 기록해 두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두 자녀와 손자 여섯 명, 증손주 네 명을 두고 있는 그는 “고향 마을이 변하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봐왔다”면서 “희망하건대 이 그림들이 알드리지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유산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출처 ‘데일리메일’.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