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셀프 보수’ 논란 확전, 퇴직금 영향 불가피…남양유업 “소송중 사안 별도 입장 없어”
#'2심' 독립당사자 신청 낸 홍 전 회장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지난해 5월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은 2심으로 향한 상태다. 피고였던 남양유업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고 측 보조참가인(원고 또는 피고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어느 한쪽의 승소를 돕기 위해 소송에 참가하는 사람)으로 재판에 참여한 홍원식 전 회장이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항소심에 돌입했다. 올해 10월 중 법원은 합의해보라며 한 차례 조정에 부쳤지만 조정은 결렬됐다. 항소심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8일이다.

이와 관련, 심혜섭 감사는 “최종적으로 지난해 주총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 지난해 보수 지급 근거가 없어진다. 이사 월 보수는 해당 이사와 회사가 체결한 계약서에 더해 (이사 보수 한도 등에 대한) 주총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향후 다시 주총을 열어 보수를 정하든지, 지난해 보수가 무효이므로 반환하라고 주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심 감사는 지난해 홍 전 회장을 상대로 5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위법한 의결권 행사를 근거로 수령하거나 수령 예정인 보수와 퇴직금도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2심 재판에서는 홍원식 전 회장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10월 24일 이 소송과 관련해 홍 전 회장은 법원에 독립당사자 신청을 냈다. 소송의 당사자(원·피고)가 아닌 제3자는 독립당사자가 되면 보조참가인보다는 주도권을 가지고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 예컨대 보조참가인은 심판 대상을 변경하거나 확장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데에 제약이 따른다.

법조계에서는 올해 주총 결의 취소 소송 결과가 홍원식 전 회장 퇴직금 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 직전 월 보수가 퇴직금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은 올해 3월 29일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왔고 4월 5일 미등기임원직에서 퇴임했다. 아직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남양유업 임원 퇴직금은 각 직급별 퇴직금을 합산해 정해진다. 각 직급별 퇴직금은 ‘퇴직 무렵 월 보수×근속연수×퇴직금 지급배수’ 형식으로 계산된다. 회장직의 경우 퇴직금 지급배수가 7배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이 아닌 다른 직급은 지급배수가 2배로 알려졌다. 홍원식 전 회장은 1977년부터 2003년까지는 부사장으로, 2004년부터 2024년 3월까지는 회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홍 전 회장의 보수는 약 17억 3200만 원이었다. 월 보수로 계산하면 1억 4430만 원가량이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회사 측이 계산한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은 200억 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 보수 산정의 기준이 달라지면 퇴직금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
주총 결의 취소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이 사실상 같은 성격이라 상반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엔 두 소송 모두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홍 전 회장 퇴직금 청구 소송에 미칠 영향
이와 별개로 지난 5월 30일 홍원식 전 회장은 남양유업을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홍 전 회장 측이 요구한 퇴직금 규모는 443억 5775만 원이다. 이 소송은 현재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임원 보수 한도 결의에 대한 주총 취소 소송 결과가 퇴직금 청구 소송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홍 전 회장이 퇴직금을 산정한 기준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홍 전 회장 측은 전체 근속 기간에 대해 7배 퇴직금 지급배수를 적용해 퇴직금을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회사 측은 직급별로 달리 배수를 적용해야 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툼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홍 전 회장은 한상원 한앤코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코에 주식을 넘겨주더라도 (홍 전 회장에) 일정한 지위를 보장해 줄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앤코 측은 10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홍 전 회장 측은 당사가 홍 전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일정한 처우를 보장해 줄 것처럼 했으나 그러지 않아 손해를 가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미 3년간의 재판을 통해 배척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별도의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현재 회사는 준법윤리 경영 강화 차원으로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펼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