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부 관련 증언·증거 쏟아져, 수사 확대 여부 주목…야권, 검찰 수사 의지 비판 ‘특검’ 추진

검찰은 명태균 씨 영장청구서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이를 과시하며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세비를 교부받고, 4선 국회의의원인 김 전 의원을 내세워 공천을 받고 싶어 하는 사업가들에게 거액을 교부받았다”고 적시했다.
다만 명 씨로부터 촉발된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과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제보자 강혜경 씨 증언과 여러 녹취록 등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강혜경 씨는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 당시 81차례에 걸쳐 3억 75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재보궐 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언했다. 강 씨는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했고,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다.
이어 민주당은 10월 31일 윤 대통령과 명 씨가 경남 창원의창 재보궐 선거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 하루 전날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그렇게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윤 대통령이 공천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1월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공천 시기에 내게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을 다 확인해 봤다.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윤 대통령이) 나한테 ‘특정 시장을 공천 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서울에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는 말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혹시라도 검찰에서 조사하겠다고 하면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명 씨의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 역시 명 씨와 김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실물을 공개했다. 명 씨는 “여사님 말씀대로 김해갑 경선도 참여하겠다고 기사를 내지만 김영선 의원이 이길 방법이 없다. 여사님이 이 부분을 해결해주세요”라고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 여사는 “단수를 주면 나 역시 좋음.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부터 만나서 포섭해나가는 게 답”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김 여사가 공천에 관여했다는 물증이 나온 것.

이러한 의혹에 대해 명 씨는 11월 9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후 “나는 창원시에 제안만 한 것이고, 제안자이기에 내게 와서 그 제안을 듣고 거기에 맞춰 확인하는 과정에서 세 번 만났다”며 “내가 제안한 건 300만 평인데, 제안한 대로 그게 국가산단이 이루어졌나”라고 되물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에게 5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건넸다’는 복수의 진술과 관련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 씨도 김 여사로부터 교통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점을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해 준 명 씨에게 대가성으로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검찰은 구체적인 수령 시점과 대가성 여부, 윤석열 대통령의 인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찰이 명 씨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로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할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현재 검찰의 움직임을 보면 수사의 칼날을 윤 대통령 부부로 향할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실제 검찰은 늑장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023년 12월 경남도선관위는 강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 씨 등 5명을 수사 의뢰했다.
그런데 창원지검은 선관위 고발 이후 9개월 동안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사건을 배당했다. 명 씨 관련 언론보도가 이뤄지고 나서야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로 사건을 넘기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아울러 10월 10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내사 종결(입건 전 조사 종결)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분열을 노리는 꼼수 악법’이라며 반대토론을 한 뒤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어 김 여사 특검법 관련해 당론으로 윤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 역시 김건희 특검법이 정부로 넘어오면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배우자인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만 세 번째다. 하지만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증언과 녹취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특검법은 계속 거부된다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