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상식량 도토리 박아넣어…말라서 작아지면 꺼내서 냠냠
이 쪼는 기술은 소중한 도토리를 나무 속에 박아두는 식으로 식량 저장소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나무뿐만이 아니다. 집안 기둥이나 심지어 전신주에도 이런 식으로 자신들만의 ‘곡물창고’를 만들어 둔다.
이렇게 딱따구리가 도토리를 끼워 넣는 바람에 어떤 나무에는 도토리 구멍만 무려 수만 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구멍들은 최대 열두 마리가 한 가족을 이루는 딱따구리 가족이 힘을 합쳐서 만든다. 다음 세대가 1년 내내 먹을 식량을 저장하기 위해서 함께 힘을 모으는 셈이다.
다른 동물들이 몰래 도토리를 훔쳐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딱따구리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해두기 때문이다. 즉, 도토리를 나무 구멍 안에 단단히 끼워 넣어서 빼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필요할 때는 어떻게 빼낼까. 이때는 진득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토리가 마르면 크기가 약간 줄어들기 때문에 그때 빼내면 수월하다. 먹을 준비가 될 때까지는 도토리 구멍이 헐거워지지 않았는지 모든 딱따구리 가족이 수시로 점검하며, 너무 빨리 말라서 작아진 도토리는 더 작은 구멍으로 옮겨 놓는다.
다만 도토리 딱따구리에게 도토리는 1년 내내 먹는 주요 식량원은 아니다. 도토리보다는 곤충, 나무 수액, 과일을 더 선호한다. 이렇게 도토리를 집요하게 박아놓는 이유는 단 하나, 도토리가 추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비상 식량이기 때문이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