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샌디에이고·에인절스 등 거론…스카우터 “계약은 이뤄지겠지만 조건은 기대 이하일 수도”

MLB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A 팀의 B 스카우터는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담당하고 있다. B 스카우터는 2년여 동안 김혜성을 자세히 관찰하며 소속팀에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했다. 전화 연결이 된 B 스카우터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김혜성 측에 포스팅 제안을 했느냐고.
B 스카우터는 답변하기 조심스럽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 관련해서도 최선을 다해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지만 구단 고위 관계자가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마도 팀 전력상 주전 2루수, 유격수가 있는 상황이라 구단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듯하다. 우리 팀은 김혜성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그러나 다른 몇몇 팀에서는 김혜성 측에 관심을 표명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조금 의아하긴 하다.”
B 스카우터는 김혜성에게 관심이 있는 걸로 알려진 시애틀 매리너스 상황도 복잡하다고 말한다.
“시애틀이 기존의 2루수 호르헤 폴랑코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김혜성과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최근 미국의 한 스포츠 매체에서 시애틀이 호르헤 폴랑코를 다시 데려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기사가 와 닿았던 건 시애틀 입장에선 우선 베테랑 2루수와 재계약 후 팀 내 최고 유망주인 콜 영을 마이너리그에서 성장시키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시애틀과 김혜성 계약이 조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B 스카우터는 김혜성이 내야 자원으로의 활용폭이 크지 않은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2루수외에는 유격수와 3루수의 수비 범위가 넓지 않고, 송구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 등이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했다. B 스카우터는 김혜성이 2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계속 활약했다면 현재 MLB의 평가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혜성한테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팀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존재한다.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오면서 김하성 자리에 김혜성이 들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는데 실제로 샌디에이고 구단이 김혜성 영입에 관심이 있고, 접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우터들은 정보 싸움에 능하다. 김혜성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들은 다른 구단이 김혜성 측에 어느 정도의 제안을 넣었는지 궁금해한다. B 스카우터는 다른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애틀 외에 샌디에이고도 가능성이 높은 팀인데 김혜성 측과의 계약 소식이 아직까지 들리지 않은 걸 보면 서로의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 시한 전까지 계약을 매듭지을 수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MLB 스카우터는 계약은 무난히 이뤄지겠지만 계약 조건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은 성사될 것이다. 단 계약 기간과 금액 면에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과 달리 1+1년이나 2년, 또는 스플릿 계약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혜성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관건인데 시간이 김혜성 편은 아니다. 크리스마스가 끝난 26일부터 30일 사이에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해를 넘기게 될 경우 김혜성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앞서 언급한 B 스카우터는 이정후 상황을 떠올리며 김혜성이 의외로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도 이정후한테 관심을 표명했고, 몸값도 제안했지만 샌프란시스코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그렇듯이 김혜성도 예상 외의 좋은 조건을 받아낼 수 있다. 문제는 이정후 때와 달리 김혜성에 대한 MLB의 관심이 크게 높지 않다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김혜성이 포스팅 계약을 맺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선수 측에서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메이저리그 계약은 맺게 될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