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대표단, 영정 앞에서 참아왔던 눈물 터뜨려…주민·자원봉사자 등 수백 명 시민들도 조문 행렬
참사 사흘 만인 31일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사고 현장인 무안국제공항 1층 2번 게이트 앞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유족 대표단과 기관장, 유가족, 시민 순으로 분향을 이어갔으며, 유족들은 흐느끼며 가족을 잃은 슬픔을 드러냈다.
앞서 유족들은 무안공항에서 약 5km 떨어진 체육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대신 사고 현장에 새로운 합동분향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31일 오후 유족 브리핑에서 "오후 7시가 되면 사고 3일 만에 첫 제사를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늦은 시간에 제사를 지내게 된 점 유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먼저 조문을 시작한 유족 대표단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족 대표단은 그동안 무안공항 2층에서 진행된 여러 번의 브리핑에서 흥분한 일부 유족에게 "빠른 수습을 위해 감정을 조금만 절제해달라"고 부탁해왔다.
이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정부 관계자와 지자체장들이 무안공항을 찾아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서 한 유족은 "날 두고 어떻게 떠나느냐"면서 통곡했다. 또다른 유족은 분향소 앞에서 서성이다 흐느끼며 "어떻게 해"라고 되뇌이기도 했다.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 등을 비롯한 수백 명의 시민들은 유족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자 179명을 기리는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24시간 운영되며 누구나 조문할 수 있다.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다른 합동분향소들과 마찬가지로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된 1월 4일까지 운영된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