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구성 과정 상당수 선거인 누락 가능성…투표소 송파구 한 곳뿐 ‘보편적 선거권 침해’ 문제도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1월 14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릴 계획이다. 그러나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선거에 출마한 강신욱 후보 측이 대한체육회장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대한체육회장 선거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혜지 부장판사)는 1월 7일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월 8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축구협회장 선거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허 후보는 선거가 오프라인 직접투표로만 이뤄지는 가운데,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 및 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점을 근거로 선거 관리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법원은 “선거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며 허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요신문 취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회장 선거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규모의 선거인이 누락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인단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최신화되지 않거나 군복무 등 사유를 참작하지 않아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을 수 없는 사례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선거인이 선거인단에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 과정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장 선거 선거인단 추첨과 선거인단 관리는 대한체육회 고유 권한이라는 점이 가처분신청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강신욱 후보 측은 대한체육회장 선거관리 시스템이 대한축구협회 사례와 유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가처분신청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1월 8일 오후, 늦으면 1월 9일 중으로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접수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전국 단위 선거인 대한체육회장 선거 투표소가 서울 송파구에 단 한 곳밖에 없다는 점, 투표 가능 시간이 2시간 30분(150분)에 불과하다는 점 등 보편적 선거권 침해와 관련한 부분도 가처분신청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강 후보 측은 대한체육회장 선거 운영 전반에 걸친 ‘보편적 선거권 침해’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것이란 입장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신청 최대 변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은 2024년 12월 30일에 이뤄진 뒤 1월 7일 결과가 나왔다. 영업일 기준으로 약 5일 정도가 소요됐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경우 1월 8일 기준 4일이 남아 있다. 시간적으로 촉박한 상황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시작 전까지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대한축구협회 가처분신청 인용 사례를 근거로 대한체육회장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신청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체육계에서 자체적으로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신청에 나서는 케이스도 나왔다.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포함한 대한체육회 대의원 11명이 1월 7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자인 강신욱 후보가 가처분신청에 돌입한다면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더욱 증폭될 것이란 평가다.
강신욱 후보 측 관계자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대한체육회가 구성한 선거인단 명부가 공정하다고 믿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분명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아야만 선거인단에 포함될 수 있는데, 본인이 왜 선거인단에 포함됐는지 이해를 못하는 선수, 지도자, 동호인이 다수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월 8일 오후나 1월 9일 중으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