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휴대한 군인 모습에 ‘가슴 철렁’

12일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성남시 등 경기도 동남부 일대에서 육군 제55보병사단에서 2025년도 혹한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훈련기간 동안 군 장병 및 장비, 차량 이동에 대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훈련기간 중에는 군과 관련된 여러 장비나 인원들이 시민들의 일상에 상시 노출된다는 뜻이다.
시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A 씨의 경우나 쇄도했다고 하는 여러 시민들의 신고를 보면 총기를 휴대한 군인을 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더 이상 평온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또 다른 B 씨는 당일 A 씨의 전화를 받고 놀란 사람들 중 하나이다. 평소 A 씨와 가까운 지인 사이였던 B 씨는 "총기를 든 군인이 길가에 서있다"는 A 씨의 전화에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B 씨는 "A 씨의 전화를 받는 순간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또 다시 계엄이 발령된 건 아닌지 의심했다"고 말했다.
2개월 여 전에 발생한 계엄 사태는 우리 시민들에게 씻지 힘든 심리적 상처를 안겨 줬다. 한밤 중 느닷없는 대통령의 일성으로 촉발된 계엄 사태는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 한 가운데에 커다란 공포감을 심어 주었다. 과거 엄혹한 군사정권 시대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은 당일 밤 시민들의 숙면을 방해했고, 이후 일상의 평온을 함께 깨트렸다. 아직 진행 중인 탄핵 심판은 계엄 사태의 마무리를 확신하지 못하게 만들고 그날 밤 시민들이 가졌던 공포감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보고 놀란다’는 옛 속담처럼 과거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을 이번 해프닝은 더 이상 일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따라서 시는 적어도 이번만큼은 군의 훈련과 관련한 안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A씨는 “군이 훈련 중이라는 경찰의 답변에 큰 안도감을 느꼈다”면서도 “아직도 불안감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시국이 안정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