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기대 어렵고 자본잠식 탓 단독 탐사 불가…대왕고래 실패로 해외 투자유치도 쉽지 않아

정부는 일단 경제성 확인이 되지 않은 대왕고래에 대한 추가 시추는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시추를 통해 전체 구조를 살필 수 있었으므로 이를 토대로 ‘오징어’와 ‘명태’ 등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돈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자원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시추가 최소 다섯 번은 필요하다”며 국회에 추가 시추 탐사 예산 편성 협조를 요구했다. 통상 시추 작업 1공에 1000억 원이 드는 점은 감안하면 최소 5000억 원이 필요한 셈이다.
앞선 1차 시추에선 야당 반대에 정부와 석유공사가 반반씩 부담해 1000억 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1차 실추 실패로 사업 추진력을 잃은 현재로선 당장 올 상반기 편성되는 추경에 대왕고래 예산은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자원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석유공사는 2020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이자 부담 부채만도 15조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앞선 1차 시추 실패로 인한 500억 원가량의 손실도 석유공사가 떠안게 됐기 때문에 단독 탐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남은 방법은 해외기업 투자유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2차 시추부턴 외국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1차 결과가 나온 만큼 해외 투자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입찰 의향을 제시한 기업들이 있다”며 “1차공 시추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투자 유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향후 투자 유치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석유공사가 진행한 자원개발 사업 손실률이 높다는 점 역시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데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24년 12월까지 모두 78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종료했다. 종료 이유는 모두 ‘유망성 부족’이었다. 총투자액 4조 8100억 원 가운데 손실액은 3조 1200억 원으로 손실률은 65%에 달한다.
현재 진행 중인 22개 해외자원 개발사업 상황도 좋지 않다. 총 26조 원의 투자액이 들어갔으나 지금까지 11조 원이 넘는 손실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률로 따지면 43%에 달한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