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고객센터 “오류 발생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하고 있다” 거짓 안내까지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버거킹에 도착한 A 씨. 하지만 앱을 열어 결제하려고 하자 쿠폰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A 씨가 버거킹 매장 관계자에게 방금 전까지 있던 쿠폰이 사라졌다고 문의했지만 매장 측은 “앱과 관련한 부분은 알지 못한다. 고객센터로 연락해 보라”며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A 씨는 무슨 영문인가 싶어 버거킹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하지만 버거킹 고객센터는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라는 ARS 음성만 내보냈다. 한 시간에 걸쳐 10차례 가까이 전화했지만 고객센터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ARS 음성만 나오다 통화가 강제 종료됐다. A 씨는 버거킹 측이 카톡으로 허위 쿠폰 지급을 알려 매장에 방문하게 만들려 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상담원과 연결이 된 A 씨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라진 쿠폰에 대해 문의했다. 그러자 버거킹 고객센터는 “버거킹 앱이 1월 리뉴얼 업데이트되면서 쿠폰 지급 대상이 아닌 분들에게 노출됐다. 일시적으로 오류코드가 발생한 것으로 다시 노출되지 않게 조치했다”라고 했다.
쿠폰이 발행됐다는 문자와 쿠폰까지 직접 확인하고 매장에 찾아간 A 씨는 황당해하며 그러면 적어도 오류로 인해 ‘잘못 지급된 쿠폰을 회수했다는 안내’가 있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버거킹 고객센터는 “오류가 발생한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있다”라고 답했다.
A 씨가 “나한테는 연락이 안 왔다”라고 하자 고객센터는 “순차적으로 한 분씩 일일이 연락을 드리고 있다”라고 했다.

A 씨가 “몇 명이나 이런 오류코드가 발생했는지 알고 싶다. 고객센터가 이들에게 전화하고 있다고 했으니 담당부서는 알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고객센터는 갑자기 “문의가 온 분들에게만 안내를 하고 있다”라고 말을 바꿨다. “일일이 전화를 드리고 있다”는 주장을 불과 몇 분 만에 바꾼 것이다.
본지는 버거킹 고객센터를 통해 오류코드가 발생한 건은 몇 건인지, 앱 오류와 관련해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섰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담당부서에 연락을 요청했다. 버거킹 측은 20일 “오류 발생 건수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 다만 2월 1일 앱 오류로 인해 일부 고객에 쿠폰이 유출된 부분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해당 내용을 관련부서에 전달하고 앱 안정화를 위해 노력을 하겠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포털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와퍼 쿠폰’이 사라졌다는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네이버 블로거는 2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와퍼 쿠폰이 발행됐다는 카카오톡을 받았고 사용하기 위해 아이들과 매장을 방문했지만 결재를 위해 앱을 켜니 쿠폰이 사라져 있었다. 고객센터에 5차례 유선 연락을 취해봤지만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라는 말만 나오고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블로거는 “이렇게 말도 없이, 공지도 없이 몰래 쿠폰을 회수하면 안 된다. 적어도 카톡으로 쿠폰 발행을 알렸으면 다시 회수한다는 카톡이라도 보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버거킹의 운영을 비판하는 글이 게시됐다. 1월에는 핫초코 무료쿠폰, 2월에는 와퍼세트 무료 쿠폰이 왔다가 사라졌다며 앞으로는 버거킹을 가지 말아야겠다는 성토가 올라오기도 했다.

앱스토어의 앱 평가 및 리뷰에는 버거킹 앱에 대한 평가가 더 박하다. IOS 기준 1.5/5점의 평점을 기록한 버거킹 앱에는 “개발자는 반성하라 맨날 로그인 풀리고, 위치 동의해도 킹오더 안 되고, 테스트 케이스도 제대로 안 만들고 서비스한다”라는 리뷰가 달리는가 하면 “버거킹 앱 진짜 이렇게밖에 못 만드나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최악으로 변함” 등의 부정적 리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