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김태인 대체로 로드FC 072 출전, 2라운드 TKO패
권아솔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ROAD FC 072 2부 메인 이벤트 헤비급 경기에 출전했다. 상대는 일본의 세이노 타이세이였다.

이번 출전은 그의 체급도 아니었다. 전성기 시절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바 있었다. 이번 경기는 헤비급이었다. 체중 상한선이 50kg에 육박하는 무리한 경기였다.
시작 전부터 어려움이 예상됐던 경기, 권아솔은 1라운드를 버텨냈다. 하지만 2라운드를 넘기지는 못했다. 1분 56초만에 파운딩을 당하며 권아솔의 TKO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2년 3개월만의 복귀전을 치른 다음날, 권아솔과 통화가 연결됐다. 펀치를 맞은 얼굴에 가벼운 상처가 생긴 것 외에는 큰 부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지금도 기분은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처음부터 경기에 출전할 생각은 없었다. 타이세이의 기존 상대인 김태인과의 계체량 하루 전까지도 상황은 그랬다.
"처음엔 김태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정도로 시작했다. 태인이가 끝까지 노력했는데 결국 경기를 뛰지 못하는 상태였다. 메인이벤트 경기에 출전이 예정됐던 선수로서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어디 여행이라도 해라'라는 조언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웃음). 통화 이후 나도 고민이 됐고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계체량 행사 당일 권아솔은 출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고맙게도 타이세이도 나의 출전을 받아들여줬다"고 했다.
모든 격투기 경기가 갑작스럽게 출전을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장기간의 훈련, 전략 등이 준비돼야 한다. 하지만 권아솔에게 준비가 있을 수는 없었다.
"마지막 경기 이후 운동을 거의 안했다고 봐야한다. 일주일에 한 번 동네 뒷산에 산책이나 가는 정도로 지냈다(웃음). 가끔 후배들의 운동을 돕는 정도였다. 조금이나마 다행인 점은 '파이터100' 콘텐츠를 하면서 타이세이와 스파링을 해봤고 훈련을 도운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스타일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호기롭게 나섰으나 긴장을 피할 수는 없었다. 권아솔은 "나는 한창 경기에 나서던 시기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긴장감이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실에서 대회장 분위기를 느끼고 있으면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혼자 차에서 시간을 보냈다.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잠시라도 잊으려고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콘텐츠를 계속 돌려봤다. 그래도 얼굴은 무표정이었다"며 웃었다.
선수로서 장기간의 공백기, 적지 않은 체급차 등에도 권아솔은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스스로 "정말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기 위해 싸웠다"면서도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보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이 든다. 과거부터 정문홍 대표팀으로부터 '선수답게 좋은 경기력을 항상 보여야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항상 격투기계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족발야시장 방경석 형님님, 김종구 식맛치킨 김종구 형님이 많이 물심양면 많이 도와 주신다. 덕분에 선수들이 운동하고 경기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을 향해서는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선수로서 다시 한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다음에는 꼭 팬분들이 즐겁게 족발 뜯고 치킨 뜯으시면서 즐겁게 경기 즐기실 수 있도록 하겠다. 돌아올 땐 선수다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