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1인당 사건 과다배당 등 논란…제기된 민원 징계절차 착수 동시에 규제 방안 거론
하지만 성장 방식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 올해는 ‘약진’보다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법무법인은 본사 사무실을 1곳에 두고 일부 지사만 운영하지만, 여러 곳의 주사무소와 분사무소를 운영하며 ‘전국 영업망’으로 운영해 온 네트워크 로펌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게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변호사회 등의 공통된 판단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네트워크 로펌’ 전성시대
전통적인 방식의 법률사무소와 로펌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실상 대규모 변호사 인력을 배치하고, 지방을 운영하지 않거나 소규모 분사무소만 둔다. 하지만 지방 분사무소는 이름만 공유할 뿐 사실상 별도로 운영돼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비율별로 가져가는 별산제 방식이었다. 지방 사건 수임에 크게 공을 들이지도 않았다.

그 시작은 YK였다. YK는 별산제가 아니라 100% 공산제를 내세워 전국 곳곳에 ‘직영’ 분사무소를 냈다. 직영 점포 중심의 전국망을 빠르게 확보했다. 세후 500만 원 수준의 신규 변호사 월 급여 등도 통일시켰고 리크루팅 후 신입 변호사는 본사 일괄 교육을 거친 뒤 지역 분사무소 등으로 발령을 내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자 유사한 방식의 네트워크 로펌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법무법인 로엘과 대륜이 대표적이다.

일부 네트워크 로펌은 단순 절도나 성범죄 사건을 ‘서울 유명 변호사가 함께 맡아준다’고 광고했는데, 소규모 개인 법률사무소만 존재하는 지방에서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와닿았다. 서초동 대형 로펌의 서비스를 지방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를 위한 변호사 영입도 공격적이었다. YK는 권순일 전 대법관, 한만수 변호사, 배인구 변호사 등을 영입했고, 대륜은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영입했다.
#네트워크 로펌 향한 곱지 않은 시선
하지만 최근 변호사 시장에서 네트워크 로펌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법률시장 소비자들은 물론 변호사들까지 피해가 적지 않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광고다. 서울에 있는 본사 소속 변호사들이 지방의 사건을 맡지 않음에도 ‘수임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과장 광고를 하거나 변호사가 아닌 경찰 등 공무원 출신 직원이 도와줄 수 있다고 광고를 하는 점 등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대한변협은 네트워크 로펌에 제기된 각종 민원 수십 건에 대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네트워크 로펌의 문제는 지방에 2~3명만 변호사가 있는 분사무소에서 사건을 맡을 거면서 서울에 있는 변호사 인력들이 마치 수임해 줄 것처럼 광고하는 등 규모를 과도하게 내세워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된 변호사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네트워크 로펌들이 온라인을 통해 수임한 사건들을 대거 변호사들에게 몰아주는데, 사건 파악이 쉽지 않을 정도로 1인당 배당 사건이 많은 곳도 있다. 특히 적지 않은 사건들이 500만~1000만 원 안팎의 수임료를 받는데, 이런 사건들을 1인당 200건까지도 배당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업무를 주는 곳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사건이 방치되거나 변호사가 담당 사건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제기됐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적이었다면 작은 규모의 영세 변호사들에게 갔을 사건들이 네트워크 로펌으로 가면서 젊고 경험 없는 변호사들이 받아가는 돈은 결국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로펌만 중간 수수료를 대거 받아가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들 간 치열해지는 온라인 광고 경쟁도 문제다. 한 소형 로펌 대표 변호사는 “한때는 YK와 같은 몇몇 로펌들만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대다수 로펌이 네이버 등에 검색을 위한 광고 경쟁을 한다”며 “그로 인한 비용이 상당한데 법조계에서는 ‘돈을 버는 건 네이버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니만큼 네트워크 로펌들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점쳐진다. 동시에 여러 규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주·분사무소의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토록 하거나 변호사가 아닌 공직 출신 사무직원들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는 방안 등이다.
김정욱 대한변협 협회장과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은 모두 선거 공약 때부터 ‘네트워크 로펌 규제’를 강하게 외쳤던 만큼 징계와 규제가 동시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의 대한변협 관계자는 “징계는 징계대로 하되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장 성격이 있는 광고 부분부터 손봐야 한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