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이호진 전 회장 경영 복귀 요구도…태광산업 “건강 상황 등 고려해 검토 예정”

3월 초 태광산업은 유태호 티시스 대표를 태광산업 대표로 내정했다. 태광산업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유태호 티시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 관계자는 “정안식 대표는 유태호 대표가 대표직을 맡기 전에 잠시 선임된 대표로 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떠난 대표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선임됐던 성회용 전 대표는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2018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형생 대표는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달 뒤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후임 박재용 대표는 약 2년간의 임기를 완주했으나, 연임하지 못하고 후임에게 자리를 내줬다.
박재용 전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정찬식 전 대표는 2021년 취임한 지 1년 만에 사임했다. 정찬식 전 대표 후임으로 2022년 공동 대표직에 오른 조진환, 정철현 전 대표는 임기를 채웠으나 2024년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 채 성회용 전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겼다.
이 사이 태광산업의 실적도 하향세를 탔다. 2018년 2168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535억 원까지 떨어졌다. 2021년 3539억 원으로 반등했지만 이듬해부터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174만 원대까지 오른 태광산업의 주가는 현재 73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6배 수준으로 극도로 저평가된 기업으로 꼽힌다.
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잦은 대표이사 교체는 기업 경영에 부정적”이라면서 “경영 방향성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잦은 대표이사 교체의 원인으로 지배주주 이호진 전 회장의 입김을 거론하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태광산업의 지분 29.48%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외 우호지분까지 합산하면 이호진 전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과반이다.
태광그룹에서 잦은 대표이사 교체는 태광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3월 임형준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 김대현 전 KB손해보험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11년 횡령·배임 등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회장직을 내려놨다.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형이 확정된 이후 만기 출소했지만 취업 등의 제한을 받다 2023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취업제한이 풀렸다.
태광산업 지분 6.09%를 확보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호진 전 회장이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말고 공식적인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의 은둔경영을 중단하라는 것.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주주로 합류하면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태광산업 측과 논의해왔다. 하지만 최근 관련 논의는 중단됐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는 “이호진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의 경영고문으로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현재 상태보다는 차라리 이사회 정식 멤버로 참여해 투명하게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 태광산업 측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복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