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C 21년째 대한유화 ‘뒷바라지’로 성장 중…에이원상사도 계열사 한주 통해 매출 올려 논란

지난해 2조 8000억 원대 연결기준 매출을 기록한 대한유화는 지주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유화의 최대주주는 지분 31.01%를 보유하고 있는 KPIC다. 2대주주인 이순규 회장은 지분 2.55%를 보유하고 있다. 또 이 회장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5.6%를 보유 중이다.
KPIC는 이 회장이 지분 89.19%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아내 김미현 씨로 7.06% 지분을 갖고 있다. KPIC를 통해 대한유화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로,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로 봐도 무방하다.
2005년 설립된 KPIC는 ‘석유화학 제품 수출입 및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7년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매출이 공개된 KPIC는 설립 2년 만에 매출 900억 원을 기록, 다음 해에는 약 5배 수준인 4429억 원의 매출을 내며 급성장했다. 설립 12년 만인 2017년 매출 1조 원을 넘겼고, 지난해 매출 1조 7337억 원을 기록했다.
KPIC가 설립 약 21년 만에 2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는 회사로 성장한 배경에는 대한유화의 뒷바라지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KPIC는 대한유화에서 석유화학제품을 매입해 중간 마진을 남기고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을 이어왔다. 대한유화의 제품판매사업영역을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KPIC가 상당 부분을 대신하면서 수익을 챙겼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KPIC는 이른바 ‘통행세 수익’ 논란에도 오히려 매입 금액을 늘려왔고 이는 곧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KPIC 매출을 보면 △2020년 1조 655억 원 △2021년 1조 4291억 원 △2022년 1조 1631억 원 △2023년 1조 5494억 원 △2024년 1조 7337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유화와 거래에서 매입 금액은 매출액 대비 매년 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0년 91.44%(9743억 원) △2021년 91.75%(1조 3113억 원) △2022년 88.65%(1조 311억 원) △2023년 94.14%(1조 4587억 원) △2024년 91.68%(1조 5894억 원)이다.
대한유화의 지원으로 성장한 KPIC의 지난해 기준 자산 총계는 4545억 원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이순규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현금 배당도 지속되고 있다. KPIC가 대한유화 최대주주로 오른 이후 2014년부터 2024년까지 KPIC가 주주에 배당한 배당금 총액은 516억 원 규모다. 2023년과 2024년, 두 해만 해도 84억 원을 배당했다.
KPIC의 내부거래 상황과 관련해 대한유화 관계자는 “대한유화 제품의 수출업무를 맡고 있어 매입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의 경우 계열사가 수출업무를 맡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일감 몰아주기로 KPIC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별다른 제재는 아직 없다.
#에이원상사, 대한유화 계열사 한주에 제품 공급 비율 매년 증가
이교웅 KPIC 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원상사 역시 내부거래가 끊이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한주는 1967년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증기·용수 등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석유화학지원공단을 모태로 한다. 1987년 민영화를 거쳐 △대한유화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이 공동출자해 민영화한 바 있다. 대한유화가 가진 지분이 49.25%로 압도적으로 높다.

한주와의 내부거래 비율(금액)을 보면 △2017년 40.08%(97억 원) △2018년 54.41%(185억 원) △2019년 69.96%(170억 원) △2020년 68.34%(259억 원) △2021년 76.01%(393억 원) △2022년 72.04%(634억 원) △2023년 74.10%(541억 원) △2024년 79.59%(593억 원)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에이원상사는 아직 대한유화나 KPIC 등의 지분을 매입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로 이 이사에게 배당 등도 실시하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이사가 1992년생으로 회사를 물려받기에 아직 어린 편에 속해 승계 작업을 급히 진행할 필요가 없어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에이원상사는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여서 내부거래 등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