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시작, 미국·프랑스·스위스서도 유사 프로그램 등장…WHO, ‘고립감’ 해결에 도움 확인

다만 이 프로그램은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그 후 벨기에, 프랑스, 미국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스위스에서도 속속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가령 스위스 뇌샤텔에서는 전문의들이 환자들로 하여금 지역 내 미술관 네 곳 가운데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박물관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다.
뇌샤텔 병원 네트워크의 외과 책임자인 마르크 올리비어 소뱅 박사는 AP통신에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신체적,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환자들이 꺼리는 약물이나 검사를 처방하기보다는 이렇게 박물관 방문을 처방하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 관련 주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를 발표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WHO는 20년간 이루어진 3000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예술이 질병 예방, 건강 증진 그리고 평생에 걸친 질병 관리 및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특히 ‘미술관 처방’은 고립감과 외로움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매사추세츠 프로그램’을 분석한 타샤 골든 박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이런 미적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것만으로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서 “미술관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이를 통해 외로움과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전시된 작품들 자체만으로도 환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골든 박사는 “전시된 작품들은 환자들에게 흥미, 호기심, 경이로움, 배움, 마음챙김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런 처방은 각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이뤄질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골든 박사는 “자동차 박물관보다는 그림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미술관을 추천하는 게 좋다. 반면 다른 유형의 문화적 경험을 더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처방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환자가 미술관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른 예술 및 여가 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가령 공예 활동이나 사진 촬영 또는 단순히 자연 속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