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베이징에 거주하는 예술가 정루는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스테인리스 조각 작품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철학과 서예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들로, 물방울이 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받침대 위에 올려놓든, 공원에 설치하든, 혹은 공중에 매달아 놓든 마치 시간 속에 멈춘 채 에너지가 폭발하는 듯 보인다.
이처럼 그는 작품을 통해 일시적인 것을 영원한 것으로 탈바꿈시킨다. 요컨대 물은 끊임없는 변화를 상징하지만 스테인리스로 물을 표현하면 전혀 다른 형태를 띠게 된다. 역동적인 조각품에서 물의 무게는 사라진 듯 보이고, 중력조차 사라진 듯 보인다. 빛이 반사될 때는 구름처럼 가벼워 보이기도 한다.
최근 정루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서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머신러닝을 활용해 컴퓨터와 함께 협업해서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는 이 과정에 대해 “예술 작품 자체가 바통이 되어 이어지는 릴레이 경주”라고 말하면서 “기계와 내가 번갈아 가며 작업을 할 때마다 작품의 형태가 업데이트된다. 이 과정을 5~6회 반복하면 최종 결과물이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인간과 기계 사이의 균형과 평등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