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금융권은 공동발행 연구 중…각종 부작용‧우려에 ‘속도 조절’ 관심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정부(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5억 원 이상 법인이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자격기준 내용과 발행기관이 지켜야 할 책임 사항(기업자산과 준비금 분리, 환급 의무, 투명한 담보·환급 공시 등) 등이 담겼다. 투자자 보호 장치를 두는 것을 전제로 핀테크기업 등 비은행권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전도사’로 불리는 김용범 전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최근 발탁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각종 가상화폐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인물로, 지난 3월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틀 내에서 다른 나라 화폐와 대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입 초기 불안정한 운영으로 자칫 발행기관이 파산해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거나 익명성을 악용해 자금세탁 등 범죄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 해킹 방어 등 사이버보안 문제 우려 등을 제기하며 관련 법‧시스템을 정비해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신중론쪽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대선 전인 지난 5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비은행 기관에 의해 발행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통화정책을 무력화하고, 유동성 위기 발생시 대량 환급 요청으로 은행과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한은이 감독 가능한 은행권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뒤 점차 나머지 금융권으로 도입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속도조절은 가능하겠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관련 정책 추진에 실제적으로 엇박자를 낼 가능성은 낮다. 우려되는 각종 부작용 문제나 과제들에 대처하면서 적절히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에서는 글로벌 2위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기업 ‘서클(Circle)’ 주가가 지난 5일 상장 후 3일 간 2배 이상 급등해 큰 주목을 받았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제도권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인식이 조성되면서 국내 가산시장과 핀테크 업계에서도 ‘한국판 서클’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