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민생 정치는 통합 강조, ‘3실장·7수석·1보좌관’ 체제…오광수 낙마 이어 이한주 위성락 투기 논란

주말에도 인사는 이어졌다. 6월 6일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경제관료 출신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기존 경제수석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변경하고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에게 맡겼다. 사회수석에는 문진영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이어 수석급으로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 과제를 추진할 AI미래기획수석실을 별도로 설치하기로 했다. 기존 시민사회수석실은 경청통합수석실로 변경·확대하기로 했다.
6월 8일 인선에서는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4선 중진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 임명이 발표됐다. 민정수석으로는 검찰 ‘특수통’ 출신의 오광수 변호사가, 홍보소통수석에는 이규연 전 JTBC 고문이 발탁됐다. 이로써 이재명 대통령실의 ‘3실장·7수석·1보좌관’ 체제는 경청통합수석과 AI미래기획수석를 제외하고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

부위원장은 김용범 정책실장,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맡는다. 총 7개로 구성된 위원회의 각 분과장은 △기획분과 박홍근 민주당 의원 △경제1분과 정태호 의원 △경제2분과 이춘석 의원 △사회1분과 이찬진 변호사 △사회2분과 최민희 의원 △정치행정분과 이해식 의원 △외교안보분과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임명됐다.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경기 회복과 소비 진작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추경을 편성하라”고 지시했다. 13조 8000억 원 규모로 처리된 1차 추경의 집행 현황을 점검하고, 2차 추경 편성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여당은 이르면 6월 말 국무회의 통과를 목표로 추경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운동부터 내내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국민들 삶이 과거 IMF 때보다도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개혁을 추진하려 해도 국민들 지지를 얻어야 동력이 생긴다. 이에 먹고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대통령실 첫 인선에서도 경제정책 관련 실장·수석들을 우선적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등 조직을 개편해 힘을 빼고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대선 공약을 냈다. 하준경 수석과 류덕현 보좌관 발탁은 이러한 기재부 개혁 이행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성장담론을 설계한 대표적인 경제 책사다. 류 보좌관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조세연구원 출신 재정 전문가다.
여기에 기재부 1차관을 지내 관료 조직에 대한 이해가 깊고 장악력이 있는 김용범 실장을 내세워 개혁 추진 과정에서의 기재부 내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이 친명계와 다른 목소리를 듣기 위해 두 인사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레드팀’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관련기사 깜짝카드 강훈식은 ‘레드팀’? 이재명 정부 첫 인사 ‘숨은 1인치’). 여권 한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 의사결정 스타일은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민주당에서 ‘친명계’를 중심으로 각종 개혁을 추진 중이다. 강 실장은 이들의 의견에 균형을 잡아주고, 대통령에 쓴소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에 대해서도 “결국 정치는 진보와 보수진영이 서로 대화를 통해 타협하는 과정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그게 실종됐다. 윤석열 정부가 하지 않았다고 이재명 정부도 마냥 밀어붙일 수는 없다. 우 수석은 온건파로 국민의힘과도 소통이 잘 돼 적임자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검찰개혁 의지를 확인했다”며 6월 8일 오 전 수석 임명을 강행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민정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일 뿐이다. 검찰총장처럼 임기가 보장된 자리도 아니고, 대통령이 바꾸겠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그만두게 할 수도 있다”며 “결국 검찰개혁은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다. 민정수석은 그 과정에 검찰과 소통하며 아우르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이 대통령이 충분히 고민하고 임명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임명 직후 차명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 등이 제기됐다. 오 전 수석이 검사장으로 재직한 2012~2015년 아내 소유 화성시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지인에게 명의신탁해 차명 관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 누락한 것도 확인됐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당시 지인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5억 원의 차명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나왔다.
이에 오 전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6월 13일 브리핑에서 “오 전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전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오 전 수석은 인선 닷새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며 이재명 정부 첫 고위직 낙마 사례로 남게 됐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 맞춰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수석뿐 아니라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 위원장은 6월 4일 MBN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기는 모든 투기와 마찬가지로 투기가 투기를 부른다”며 “(강남 집값은) 지금 너무 높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정상적인 소득활동으로 구입할 수 있거나, 최소한 살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현재는 집값 가격 지수가 너무 높은 상황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권에선 이러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이 대통령 임기 초반 악재로 작용, 국정동력에 걸림돌은 되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앞서 여권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동안 주식시장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자본의 중심을 부동산에서 시장경제로 옮겨야 한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졌다. 또 다시 ‘내로남불’ 논란에 갇힐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국민의힘은 오 전 수석의 낙마를 고리로 이재명 정부를 향해 반격을 시작하고 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6월 13일 “모든 인사 검증의 책임자인 민정수석부터 검증에 실패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 검증 실패와 안일한 대응에 직접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