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가’ 이력 없는데 홍보 문구로 써 논란…리박스쿨 연계 의혹에 교육당국 감독 책임론

넥스트클럽은 성교육 현장에서 성차별적이거나 편향된 내용을 전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2년 12월 대전지역 75개 단체로 구성된 대전인권비상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넥스트클럽의 성폭력 예방교육은 ‘성품 성교육’으로 불린다”며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성으로서 성품을 갖춰야 한다’ ‘혼전 성관계는 절대 안 되고 순결과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달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넥스트클럽은 표면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종교단체로 보이지만 동성애 반대, 성소수자 혐오, 차별금지법 반대 등 정치(사회)적으로 색깔이 진한 편향적 단체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2023년에는 넥스트클럽이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 내부 강사단 면담(교육) 자리에서 ‘섹슈얼리티, 젠더, 성적자기결정권, 성인지감수성’ 등의 용어를 쓰지 말 것을 권고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성의식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전지역 교육분야 시민단체들은 넥스트클럽이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차별·혐오 조장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대전시교육청이 이 단체 강사들을 ‘성폭력 예방교육 우수 강사’ 명단에 올린 것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요신문i’가 입수해 확인한 대전시교육청의 ‘2025년 성폭력 예방교육 우수 강사 추천 명단’(총 78명)에는 넥스트클럽 소속 강사 33명과 넥스트클럽이 수탁 운영하는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 소속 강사 5명 등 38명이 포함돼 있다.
대전인권행동은 지난달 19일 넥스트클럽 규탄 기자회견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무방비 상태로 편향된 교육에 노출되고 있다”며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넥스트클럽 소속 강사 전수조사, 공교육 현장 전면 퇴출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우수 강사 명단은 각 학교에서 우수(추천) 강사라고 보낸 것을 정리한 것”이라며 대전시교육청이 직접 우수 강사로 지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우수 강사 명단을 만든 뒤 제대로 된 검증 절차나 모니터링 시스템을 두지 않아 책임 회피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일요신문i’ 확인 결과 넥스트클럽이 여가부(여성가족부)의 인가를 받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협동조합기본법상 지역사업형 조건을 충족해 인가를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 인가는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넥스트클럽은) 여가부의 인가만 받고 교육부 인가는 받지 않았다”며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시정조치 또는 법적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지난 3일 넥스트클럽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강사 양성 단체가 교육부 인가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는 법 규정은 없다. 넥스트클럽은 강사 양성을 위해 교육부 인가를 필수로 받아야 할 의무는 없지만, 인가를 받은 이력이 없음에도 ‘교육부 인가’ 표현을 홍보용으로 써 공신력을 부풀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23년 1월 넥스트클럽 대표인 남승제 목사와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늘봄학교 정책 지지단체인 ‘함께행복교육봉사단’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월에는 리박스쿨이 주관한 돌봄지도사 양성 과정에 넥스트클럽이 수탁 운영 중인 한 청소년센터의 센터장 A 씨가 강사로 참여해 ‘아동기 성품과 성문화’를 주제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남 목사는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넥스트클럽은) 리박스쿨과 무관한 단체”라며 “(A 씨가 강사로 참여한 건) 리박스쿨에서 불러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숙 대표와 함께 ‘함께행복교육봉사단’ 공동대표를 맡은 것에 대해서는 “고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가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별세한 천 전 명예교수는 남승제 목사, 손효숙 대표와 함께행복교육봉사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교육단체들은 민간단체에서 양성된 외부 강사가 무분별하게 공교육 현장에 투입되는 실태에 대해 교육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강사에 대한 내용 검증, 전문성 확인, 이력 관리 등 장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공교육 현장에 진입하는 교육단체에 대한 검증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병구 양심과인권나무 사무처장은 “검증되지 않은 단체의 활동을 철저히 감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전국 단위로 (강의에 투입되는) 단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