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산재 피해자…비용 때문에 안전·생명 희생하는 것 바꿔야”

이날 방문한 공장은 지난 5월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근로자가 컨베이어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한데, 그로부터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떨어져서 죽고, 깔려서 죽고, 끼어서 죽는 산재가 불가피하게 우발적으로 예측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면 이해되지만,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있고 방지도 할 수 있는데 왜 똑같은 일이 벌어지나.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김범수 SPC삼립 대표로부터 지난 5월 사고 상황 설명을 듣던 도중 김 대표를 직접 질책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공장 근로자들이 3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4일 (주야) 12시간씩? 3교대가 아니라 맞교대”라며 “밤 같을 때는 근로자들이 졸리겠다”고 말하기도 했고, 근로자 휴식시간 주기에 대한 설명이 잘못되자 “왜 그렇게 얘기 하나. 알지도 못하면서”라며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는 “제가 경영자라면 150%씩 임금을 주고 12시간 일을 시키느니 8시간씩 3교대를 시키는 게 임금 지급에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며 “임금 총액이 너무 낮아서 8시간씩 일을 시키면 일 할 사람이 없는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삼립은 저희 형님이 일하던 인연이 있다”며 “심야에 대체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을 일하다 보면 심야 시간이 힘들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부주의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불시에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까지 우리가 노심초사해야 하나 이런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노심초사 해야 한다.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 아닌가.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