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동물들도 음악을 들으면 인간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까. 실제 그렇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태국에서 야생 코끼리를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폴 바튼 역시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현재 깐짜나부리에 위치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엘리펀트 월드’에서 시각장애 코끼리를 위해 연주하고 있는 그는 이 공연 모습을 종종 유튜브에도 공유하고 있다. 영상에는 그가 음악을 통해 코끼리들과 나누는 감동적이고 친밀한 순간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코끼리들은 그의 연주를 들으며 위로를 받거나 혹은 눈물을 흘리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코끼리가 사람처럼 눈물을 흘리지는 않지만 매우 감정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인 것만은 확실하다. 가령 슬픔과 고통을 느끼면 소리를 내거나, 신체적 징후를 보이기도 한다. 귀를 가만히 고정하고 집중해서 듣는 행동은 코끼리가 몰입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실제 코끼리의 이런 행동은 바튼의 영상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바튼의 관객 가운데 하나인 61세의 ‘몽콜’은 한때 벌목에 동원돼 착취를 당했다. 바튼은 “몽콜은 마치 포로처럼 평생 숲에서 나무를 운반하는 노동을 했다. 잔인하고 힘든 노동으로 인해 체형이 변형됐고, 오른쪽 눈과 상아도 잃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다행히 구조된 후에는 ‘엘리펀트 월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어 평화롭고 자유롭게 남은 생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바튼은 “몽콜은 음악을 좋아하는 온화하고 섬세한 코끼리다. 특히 베토벤의 느린 악장을 아주 좋아한다”라고 소개했다. ‘암판’이라는 이름의 암컷 코끼리 역시 바튼의 음악을 사랑하는 열성 팬이다. 올해 80세인 이 장수 코끼리는 특히 드뷔시의 ‘달빛’을 좋아한다.
코끼리들과 바튼의 우정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감동하고 있다. “코끼리를 죽이는 대신 피아노로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우정이 계속되길 희망하고 있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