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두 팀이 송성문 관찰 중…강백호 타격 재능 인정받지만 불명확한 포지션이 걸림돌

그렇다면 두 선수의 MLB 도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MLB 서부와 동부 지역의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가능성을 짚어본다.
송성문은 8월 4일 키움과 6년 총액 120억 원 규모의 비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만 해도 국내 잔류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송성문은 최근 고심 끝에 올 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성문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키움과의 비FA 다년 계약은 파기된다. 이 내용은 이미 계약 당시에 서로 합의를 본 상황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송성문이 키움과의 120억 원 계약이 존재한 상태에서 MLB 도전을 ‘보험용’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서 송성문 측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변한다. 선수 측은 “선수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어떻게 ‘보험’을 의식할 수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키움 구단이 선수의 도전을 응원하고 기다려주겠다는 모습에 선수가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LB 스카우트의 시선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MLB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역의 아시아 담당 A 스카우트가 전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팀에서도 송성문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정리해서 보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팀의 관심 여부를 떠나 송성문은 이전에 포스팅을 통해 MLB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과 사정이 다르다는 게 문제다. 그는 키움과 6년 120억 원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MLB 팀에서 그 계약 내용에 준하는 규모의 계약을 제안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싶다. 무엇보다 송성문은 포스팅 상황을 둘러보고 돈을 많이 주지 않거나 좋은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면 한국에 남으면 된다. MLB 팀 입장에서는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선수와 협상을 하면서 힘을 빼기가 싫을 수도 있다.”
A 스카우트는 송성문의 포지션인 2루수나 3루수가 필요한 팀에서는 송성문에게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송성문이 파워가 있거나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그의 워크에식을 높이 평가하는 팀과 인연이 된다면 예상보다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MLB 스몰 마켓 팀이나 2루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팀에서는 포스팅에 나설 수 있을 텐데, 그렇다고 해서 송성문에게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제안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키움 구단도 헐값에 송성문을 보내지 않으려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마이너 계약이라면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인터뷰를 했던데 선수와 선수를 데려가는 구단이 서로 만족해 할 만한 계약이 나올 수 있을까 싶다.”
A 스카우트는 송성문이 MLB 팀과 2, 3년 계약을 맺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키움이 4년 80억 원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을 할 수 없는 터라 선수가 모든 상황을 접고 ‘도박’을 강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B 스카우트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송성문이 6년 다년계약이 돼 있는 상태에서 포스팅에 나서는 게 MLB 구단들 입장에서는 ‘찔러보기’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라는 것이다. 선수 실력만 좋다면 기대 이상의 오퍼를 받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송성문이 MLB에서 그 정도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송성문 측에서는 현재 MLB 두 팀이 야구장으로 스카우트 팀을 보내 송성문의 경기를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측이 원하는 계약 기간은 4년 정도인데 계약 규모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2015년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고 히어로즈에 입단한 송성문은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에도 데뷔 첫 20(도루)-20(홈런)을 달성하는 등 타율 0.308 21홈런 71타점 OPS 0.895(8월 21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송성문은 최근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도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MLB 도전 준비에 나섰다.

미국 현지에선 강백호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여러 구단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고,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강백호에 대해 “좌타 거포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뛸 수 있고, 제3의 포수 역할도 맡을 수 있다”면서 “KBO 통산 타율 0.300 이상을 친 타자이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바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강백호가 올 시즌을 마치면 FA로 풀려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MLB 서부지구의 B 스카우트는 강백호의 MLB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강백호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미국 진출을 FA의 또 다른 선택지라고 애써 의미를 낮춰서 설명했지만, 자체 정보에 의하면 선수의 의지가 강하다고 귀띔했다.
“선수가 미국에 가려고 하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에 미국에서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뛴다면 강백호 정도의 선수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보장 계약이나 장기 계약은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2년 또는 1+1년 계약이 될 수 있다.”
강백호의 MLB 도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그의 수비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다는 걸 꼽는다. 아무리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해도 지명타자 자리를 주며 강백호를 기용할 팀이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서 B 스카우트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MLB에서 강백호에게 관심을 두는 건 수비가 아닌 공격이다. 그의 공격력을 믿고 쓰겠다고 마음먹는다면 포지션은 그 이후에 정리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A 스카우트는 강백호의 정확한 포지션이 없다는 게 MLB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강백호에게 확실한 포지션이 있는 상태에서 MLB 도전에 나선다면 송성문보다 더 가능성 있는 선수로 꼽힐 것이다. 물론 MLB 투수의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지만, 포지션이 정해진 선수라면 우리 팀도 강백호에게 관심을 드러낼 것 같다. 강백호의 어깨가 좋은 건 잘 알려졌지만 올해 부상으로 몇 개월 쉬었고, 올 시즌 폭발적인 파워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들이 아쉽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 이후 2022년부터 2년 연속 부상과 부진 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2024년 처음으로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부상 여파로 62경기 타율 0.256 11홈런 44타점 OPS 0.794(8월 21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외야 수비에 문제점을 나타내 1루수와 포수를 봤지만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전 중인 상황은 MLB 진출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 조회를 받았다는 점과 프로 데뷔 때부터 그의 타격 천재성에 집중한 팀들이 강백호 영입에 관심을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게 인터뷰에 응한 두 스카우트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