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4인이 40승 이상 거둬…김진성·김현수 등 베테랑도 한몫

LG 선두 질주의 지분은 선발진의 힘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실제 '선발 야구'의 대명사는 한화다. 폰세-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파워가 막강하다. 특히 15승 0패의 폰세는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LG 선발진은 한화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할 뿐, 안정감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손주영이 1승을 더하면 선발 투수 4명이 10승을 달성한다. 치리노스(11승), 임찬규(11승), 송승기(10승)는 이미 두 자릿수 승을 쌓아 올렸다.
이는 선발 투수 4인이 팀이 거둔 74승(28일 현재) 중 40승 이상을 책임졌다는 의미다. 치리노스와 송승기는 이번 시즌 LG가 만든 히트상품이다. 둘 모두 이번 시즌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처음 합류했다. 치리노스는 시즌 도중 부침이 있었으나 이내 극복했다. 치리노스의 반등과 함께 LG의 반등도 시작됐다. 송승기는 커리어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도 신인답지 않은 꾸준함을 과시했다.
임찬규는 명실상부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들쭉날쭉하던 커리어가 팀의 우승 시즌(2023시즌)부터 안정세로 접어들더니 올 시즌 커리어하이급 성적을 내는 중이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투수부문 6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를 기록 중이다.
향후 LG의 선발진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에르난데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대체선수로 영입된 톨허스트가 막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도중 합류했음에도 첫 3경기에서 단 1실점을 기록하며 3승을 거뒀다. 최소 가을야구가 확정된 LG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개막 직후부터 1위로 치고 나갔다. 강력한 모습을 보였기에 일각에서는 개막부터 시즌 종료까지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LG는 날씨가 점차 더워지며 힘이 빠졌고 반대급부로 분발한 경쟁 팀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한때는 3위까지도 순위가 떨어졌다.
팀이 흔들렸던 이유는 시즌을 치르면서 생긴 부상과 체력 저하다.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부상으로 쓰러졌다. 일부 선수들은 전력에서 이탈하지는 않았으나 시즌 초반과 같은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홍창기의 부상은 팀에 큰 충격을 안겼다. 5월 중순 키움과의 경기, 수비 과정에서 동료와 충돌해 쓰러졌다. 구급차에 실려 가야 했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무릎 경골 관절 골절, 내측 인대 파열 진단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구단으로선 확고부동한 테이블 세터의 이탈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홍창기가 빠진 자리는 내야수 신민재가 메우고 있다. 4월 1할대 타율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그는 5월 2군행 이후 반등했다. 신민재가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자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를 홍창기가 빠진 리드오프 자리에 기용하고 있다. 신민재는 3할 타율과 리그 최상위권의 출루율로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6~7월을 거치며 LG의 불펜도 강해졌다. 시즌 초반 선전하던 김영우, 박명근, 장현식이 다소 흔들리던 시점, 유영찬과 함덕주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이정용이 상무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특히 유영찬과 이정용은 필승조의 한 축을 맡으며 하반기 LG 약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시즌 중 팀에 합류했음에도 유영찬은 17세이브, 이정용은 7홀드를 기록 중이다.
에이스 역할을 맡아줘야 할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의 연이은 부상도 LG에게는 악재였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4경기 등판 이후 부상으로 쓰러졌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됐던 코엔 윈도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0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임시 대체가 아닌 완전 영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톨허스트는 데뷔 직후부터 3연승으로 팀의 상승세에 힘을 더하는 중이다.
#베테랑의 힘
흔들리던 팀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1위로 올라선 배경에는 베테랑들이 버텨준 덕도 있다. 팀 내 최고참 김진성은 흔들림 없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40세임에도 67경기에 등판해 62.1이닝을 소화했다. LG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등판 수와 이닝 소화다.
그의 활약은 단순히 많은 공을 던진 것에 그치지 않는다. 28홀드를 기록,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기복 없이 시즌 내내 꾸준함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마운드에 김진성이 있었다면 타석에선 김현수의 존재감이 크다. 야수 최고참인 김현수는 지난 2시즌 다소 침체된 듯한 모습에서 벗어났다.
LG에서 김현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야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민재, 문성주 등은 김현수보다 타율이 높다. 문보경, 오스틴, 박동원 등은 더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김현수는 공백 없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서며 타석에 들어섰다. 주축 선수 다수가 부진해 팀이 흔들렸던 6월에도 월간 타율 0.320 19타점으로 팀을 지탱했다. 김현수가 버티는 사이 문보경이 슬럼프를 벗어났고 오스틴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3월에 막을 올린 KBO리그도 어느덧 팀당 20경기 내외를 남겨두고 있다. 물러설 곳이 없는 각 구단들의 총력전이 이어질 시기다. 시즌 중반 위기를 극복하고 선두로 올라선 LG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