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기획관 방문 후 사령관 교체, 한 달 뒤 ‘V 지시’ 하달…오영대 전 기획관 “창설부대 애로사항 청취”

군 내부에선 “오 전 기획관이 드론사를 방문한 것이 갑작스런 사령관 교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오 전 기획관이 인사관리제도와 초급간부 복무여건 개선을 토의하러 드론사를 방문했다고 하는데, 드론사는 초급간부가 배치되는 경우가 상당히 드문 부대”라고 했다.
드론사 내부 관계자는 “드론사 특성상 간부 위주 부대”라면서 “초급간부는 거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장교는 대위 이상, 부사관은 중급 이상 중사 이상 계급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드론 관련 정비자격증, 비행자격증 등을 취득한 상태로 전입이 돼야 하기 때문에 초급간부 수요가 적다”고 전했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현역 복무병 월급이 인상되면서, 초급간부 모집이 굉장히 힘들어졌다”면서 “최근까지도 그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 차원에서 초급간부 복무 여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초급간부 복무여건 개선을 토의하려면 일반 야전 부대로 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면서 “국방부 직할부대 초급간부 여건을 개선을 논의하러 국방부 인사기획관이 직접 방문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대목”이라고 했다.

초대 사령관으로는 이보형 전 드론사 창설준비단장이 발탁됐다. 사령부 창설을 진두지휘한 인사였다. 이보형 전론사령관은 2023년 9월 초대 사령관으로 취임한 지 8개월 만인 2024년 5월 부대를 떠나게 됐다. 군 안팎에선 부대 창설 이후 초대 사령관이 빠르게 교체된 것을 두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사령관 후임자는 김용대 전 사령관이었다. 김 전 사령관은 2022년 11월 5차 진급 대상자로 임기제 준장으로 진급했다. 2024년 4월엔 4차 진급 대상자로 임기제 소장으로 진급했다. 군 내부에서 임기제 진급은 ‘마지막 동아줄’로 불린다. 한 차례 임기제 진급을 하면 그 다음 계급으로 진급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김 전 사령관은 한 번도 힘든 ‘막차 탑승’을 두 차례나 거치며 별 두 개를 달았다.
전직 군 장성급 관계자는 “임기제 진급은 전역해야 할 인원을 한 번 살려주는 것이라 보면 된다”면서 “추가 진급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연속으로 임기제 진급을 하는 사례는 손에 꼽는다”면서 “연속으로 임기제 진급을 했다는 것은 정치적인 배경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연속 임기제 진급을 한 장성급 인사로는 임기훈 중장이 대표적이다. 임 중장은 채해병 사건 수사 외압 논란에서 부각된 바 있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해 ‘채해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한 인물 임 중장이다. 이날 초동조사 결과 보고는 정국을 강타한 ‘VIP 격노설’로 이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은 김정은 지도부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린 심리전”이라면서 “남북 대결구도를 부각시키고, 김정은을 화나게 하는 데에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핵심을 짚은 작전이기도 했지만, 증거를 남긴 엉성한 침투이기도 했다. 상당히 미스터리했던 사건”이라고 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은 새롭게 조명받았다.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핵심 키맨으로 김용대 전 드론사령관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경호처장 재임 중이던 2024년 6월 국가안보실을 통해 드론사를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막 취임한 김 전 사령관에게 ‘국방부와 합참이 모르는 V(대통령)의 지시’라는 밀명이 하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와 합참도 모르게 특정 부대에 비밀 지시가 하달된 점도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 무인기 침투 구상은 김 전 사령관 취임 이후 본격화했다. 이는 방첩사와 정보사 등 계엄 플랜 가동 시점과도 맞물린다. 드론사령관 교체가 ‘비상계엄 빌드업 출발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사령관 교체에 앞서 드론사에 방문한 인사기획관의 존재감이 재조명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드론사를 방문한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육군사관학교 44기 출신으로 육군 예비역 준장이다. 2020년 특전사령부 참모장으로 재직하다 2021년 예편했다. 오 전 기획관은 2022년 한 법무법인 고문으로 활동하다가 2023년 1월 인사기획관(국장급) 경력채용으로 군에 돌아왔다.

인사기획관은 군 인사 관련 행정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군 내부 소식통은 “단순히 초급간부 여건 개선을 논의하려 부대를 방문했다고 치부하기엔, 그 뒤로 드론사와 군에 일어난 일이 너무 드라마틱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 전 기획관이 초급간부도 별로 없는 드론사에 초급간부 여건 개선을 논의하러 방문했다. 그 뒤로 김용대 전 사령관이 ‘연속 임기제 진급’에 성공했고, 취임 1년도 안 된 초대 사령관(이보형 전 사령관)이 교체됐다. 사령관 교체 이후 드론사 보고체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사령관 교체 이후 한 달 뒤엔 ‘V의 지시’가 하달됐고, 2024년 10월에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이 터졌다. 그 다음엔 모두가 아는 것처럼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언급한 사건 중 ‘이례적이지 않은 일’이 없다.”
일요신문은 8월 28일 오 전 기획관에게 ‘드론사 부대 방문이 사령관 교체와 연관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오 전 기획관은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창설부대 애로사항을 청취하러 방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