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체고 럭비부 주장 윤성준 역으로 윤계상과 ‘사제 케미’ 완성…“눈빛만 봐도 안심됐어요”

8월 3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에 예측불허 괴짜 감독 주가람(윤계상 분)이 부임해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함께 질주하는 코믹 성장기를 그린 청춘 스포츠 드라마다. 김요한은 꼴찌로 낙인찍힌 한양체고 럭비부에서 고군분투하는 럭비부 주장 윤성준을 연기했다. 한때 럭비 국가대표 선수였던 주가람을 동경했으나 금지 약물 복용으로 추락한 그에게 동경 이상의 배신감을 느낀 성준은 ‘트라이’ 초반 주가람을 향해 매우 날 서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1, 2화 중반까지는 성준이가 감독님한테 정말 못되게 굴어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성준이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성준이는 축구 국가대표인 쌍둥이 동생에게 늘 밀려있는 상태에서 주가람이란 엄청난 선수를 우상으로 삼아 럭비를 시작했는데, 그가 도핑으로 제명되는 걸 보며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을 테니까요. 거기다 안 그래도 폐부 위기인 럭비부에 ‘어떻게 저런 걸 감독으로 데려와?’라는 생각이 있었을 거고요(웃음). 하지만 뒤로 갈수록 성준이가 주가람이란 어른을 믿게 되기 때문에, 그 변화를 더욱 크게 만들기 위해 초반부 성준이가 세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준이는 진짜 제 고등학교 시절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예요. 저도 고등학교 2학년 때 발목 수술을 하는 바람에 한 시즌을 날려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3학년 1년밖에 없었거든요. 성준이가 가진 절박함이 너무나도 잘 이해될 수밖에 없었죠. 럭비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려고 하지만 방법이 미숙하고, 그러면서도 쌍둥이 동생에 대한 열등감 탓에 누구에게라도 인정받고 싶어 해요. 어떻게 보면 서사가 어둡게 갈 수 있지만, 짝사랑하는 우진이라는 친구 앞에서는 조금 풀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좀 더 다양한 면모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족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성준의 설움은 학교에 찾아와 럭비를 그만둘 것을 종용하는 엄마의 앞에서 터져버리고 만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부상을 입어 초조함이 극에 달했던 성준이 그 동안 억눌렸던 감정을 고스란히 터뜨려내는 이 장면은 김요한의 눈물과 몰입도 높은 연기로 더욱 절절하게 완성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장면을 성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신 가운데 하나로 꼽은 김요한은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선배님들에게 도움을 받은 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성준이는 엄마가 자신에게 럭비를 그만두게 할 거라는 것도, 자신을 동생인 석준이의 에이전트를 맡기려 한다는 것도 이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형으로서 너무 자존심이 상하는 거죠.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건 응원받지 못하면서 쌓여온 서운함이 엄마 앞에서 결국 터져버릴 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을 거예요. 그 신을 촬영할 때 이전까지 성준이의 모습들을 많이 떠올렸어요. 거기에다 제 고3 시절의 모습도 입혀냈고요. 신 자체 성격 때문인지 윤계상 선배님도 그렇고 다들 촬영 직전까지 제게 말을 걸지 않고 충분히 기다려주셨어요. 그게 또 너무 감사했죠.”

“윤계상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안심되고, 좋았어요. 어떤 신에선 성준이를 짓궂고 얄밉게 대해서 진짜 얄미울 때도 있었지만(웃음), 또 진지한 신에서 감정을 담아 ‘성준아’라고 불러주실 땐 선배님의 눈을 보며 자연스럽게 대사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선배님은 눈빛이 정말 깊으시거든요. 촬영하면서 연기 방법도 여쭤보고 싶었는데 조언해주시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셨어요. 부끄러워하시면서 ‘아 몰라!’ 그러시고(웃음).”
좋은 선배와 좋은 현장에서 함께한 추억으로 가득 찬 ‘트라이’를 뒤로 하고 김요한은 청춘 캠퍼스물을 다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제4차 사랑혁명’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4년 가까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던 과거와 비교한다면 곧바로 차기작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못 견디게 기쁠 뿐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팬들의 긴 기다림에 행복한 응답으로 다가간 ‘트라이’라는 작품이 배우 김요한의 새로운 자양분이 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가 증명해 낼 배우의 길에 더 큰 기대와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작품이 계속 엎어지다 보니 무엇보다 팬 분들께 너무 미안했어요. 자꾸 출연 기사만 나가고 작품은 안 되는 게 반복되다 보니 저도 그렇지만 팬 분들도 희망고문하는 느낌이었거든요. 항상 너무 미안해서 소통 어플에서도 ‘미안해’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 만큼 ‘트라이’는 저를 기다려주신 팬 분들께 조그만 보답을 드렸던 거라고 생각해요. ‘트라이’를 기점으로 제가 조금씩 활동하는 걸 보며 팬 분들이 ‘요새 너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걸 들으며 참 뭉클하더라고요. 앞으로는 끊기지 않게 열심히 작품 활동 하는 게 제 목표예요. 끊기면 이제 좀 무서우니까요(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