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사익편취 규제·증여세 부과 국내법 적용 및 현지 조사 어려워…“해외 계열사 활용 탓 중소기업 거래 배제 우려”

그런데 규제 대상 자체가 ‘국내 회사’로 한정돼 있고, 해외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은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일례로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티앤에스는 지난해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매출 4412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국내 계열사와 내부거래는 178억 원, 나머지는 해외계열사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전체 내부거래 매출만 보면 사익편취 규제 기준(200억 원 이상, 매출 12% 이상)을 충족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현행 규제를 빗겨갈 구조로 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임명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앞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집단을 이용한 내부거래와 사익 편취, 자사주를 이용한 지배력 확대에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 “(순환출자 등) 해외 기업을 이용해 법망을 우회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등 발언으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당장 공정위가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지원을 받은 해외 계열사는 해당 나라 법에 따라 운영되기에 국내법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해외 계열사에 방문해 내부거래의 부당성을 조사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 규제에서 벗어난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는 세금 부과에서도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특정 법인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지배주주와 친족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과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법인이 해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더라도 수출 목적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증여세가 면제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해외 계열사와 내부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벌·대기업의 초과이윤이 다시 재벌·대기업에 귀속되는 구조”라면서 “앞으로 재벌·대기업의 거래망이 해외 계열사 등을 활용한 폐쇄적으로 구조가 되면서 지분 관계가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더욱 배제되는 추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