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분쟁조정위원회 구성 안해, 직무 태만”

이들은 "K리그에서 일방적 연봉 삭감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수 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 시즌 대비 37.5%의 연봉 삭감을 통보 받았다. 구단은 출전 시간 부족, 팀 성적 부진을 삭감 이유로 들었다.
A는 연습 경기 중 부상을 입어 장기간 결장했다. 부상 회복 이후에는 절반 이상의 경기에서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협은 "그럼에도 구단은 출전 시간과 성적을 근거로 삭감을 밀어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정위원회는 이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선수협에 따르면 K리그 구단들은 출전 시간, 부상, 경영상 이유 등 다양한 명목으로 소속 선수 연봉을 줄인다. 선수들이 반발하면 경기 출전에서 배제되거나 이적을 강요받는다.
선수협은 현재 사용 중인 프로축구선수 표준계약서의 허점을 꼬집는다. 계약서에는 다년 계약을 명시하면서도 매년 연봉을 재협상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신청하는 분쟁조정 과정 또한 지적을 받는다. 선수협은 "연맹은 각 구단이 회원인 단체다. 요직에 구단 관계자들이 포진해 있다"며 "구조적으로 구단에 유리한 판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인 대한축구협회 분쟁조정 이의신청은 진행이 더디다. 선수 A는 이를 신청했으나 협회는 위원회 구성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선수협은 이에 대해 "직무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관행은 국제 기준에서 벗어난다. FIFA 분쟁조정위원회는 선수의 경기 출전 기회는 구단 재량에 속하므로 출전 부족을 이유로 한 급여 삭감은 무효이며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선수단 급여를 일괄 삭감하는 것도 불허했다. 계약서상 구단이 일방적으로 급여를 감액할 수 있는 조항은 효력이 없다고도 했다.
선수협은 "FIFA가 금지한 행위가 한국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합법처럼 받아들여진다"며 "국제 기준과 국내 제도 간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현재 제도는 선수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 선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 싸우면 경기장에서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가 국제 기준에 맞는 공정한 제도를 조속히 도입하고 연맹과 협회 모두 독립적인 분쟁해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