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차포 떼고도 준수한 성적 내며 또 한번 능력 증명…“이제는 시샘도 없다”

#'맑음' 거스 포옛 감독, 손에 잡히는 조기 우승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은 현재 리그 내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자 그간의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선수 시절에도 빅리그에서 잉글랜드 FA컵, 유럽축구연맹 컵위너스컵 등에서 우승을 이뤄냈고 우루과이 대표팀의 코파아메리카 우승 당시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지도자로선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 주요 무대를 경험했고 그리스에선 국가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2024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부임설이 돌기도 했던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았다. 전북은 최근 실패를 반복해오던 팀이었다. 구단에서 선수, 코치를 지낸 김상식 감독, 루마니아 무대를 지배했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 젊은 지도자였던 김두현 감독까지 모두 좌절을 맛봤다.
포옛 감독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경험 많은 지도자 포옛 감독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빠르게 베스트 자원을 확정해 밀어붙였고 팀은 곧 안정을 찾았다. 시즌 초반 리그에서 2연패를 당한 뒤 또 한 번의 패배를 추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개월이 넘었다. 무려 22경기 연속 패배가 없이 리그 레이스를 이어간 것이다.
전북이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내달리는 사이, 이렇다 할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포옛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조기 우승 확정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2위와 승점 17점의 격차를 벌리며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포옛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첫 리그 우승을 앞두고 있다.

근래 K리그가 배출한 스타 감독으로는 단연 광주 FC 이정효 감독이 손꼽힌다. 선수 시절 부산에서 10년 동안 200경기 넘게 활약했으나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으로 광주에 부임한 2022시즌부터 '신화'를 써내려 왔다.
2022시즌 이 감독은 K리그2에 있던 광주를 맡아 역대 최단기간 리그 우승을 확정 지으며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K리그1에서의 첫 시즌에도 '돌풍'을 일으켰다. 승격팀임에도 최종 3위에 올라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광주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진출이었다.
그렇게 참가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국내 구단으로선 유일하게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8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에는 이정효 감독과 광주의 난관이 예상됐었다. 2022년부터 거듭된 성공으로 광주는 매 이적시장마다 선수 유출이 많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 감독이 공들여 키운 이희균, 정호연, 허율 등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여름에는 '기적의 사나이'로 불리던 아사니마저 이적했다. 선수 판매로 벌어들인 돈이 적지 않지만 그 돈을 영입에 쓰기도 힘들었다.
실제 이번 시즌 광주는 부침을 겪었다. 중위권을 오가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팀의 경기력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정효 감독은 "어려움을 극복 못하면 우리는 올해 강등"이라는 발언도 했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이전과는 다른 축구로 '순위 방어'에 나섰다. 그동안 성공을 공격 축구로 이끌었다면 이번 시즌은 다소 안정적인 운영으로 지난 시즌(8위)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중위권 승점 경쟁이 치열해서 현재보다 순위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이 감독은 광주 구단 역사상 최초로 팀을 코리아컵 결승전에 진출시켰다. 이전까지 자신이 세운 최고 기록인 4강 진출을 넘어섰다. 꾸준히 성공을 거둬온 이정효 감독이지만 K리그2 무대를 제외하면 우승 트로피는 없었다. 다가오는 코리아컵 결승에서 전북을 꺾는다면 경력에 우승까지 추가해 '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이정효 감독에 대해 "처음 화제가 될 당시 '유명하지 않을 뿐 공 잘 차는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며 능력을 폄하하는 목소리가 축구계에 없지 않았다"면서 "지난 성공을 같이 했던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럼에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제는 시샘하는 목소리조차 잦아들었다. 모두가 이 감독의 능력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큰 부침 없이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 온 흔치 않은 인물이다. 은퇴 이후 친정팀 성남에서 감독을 맡아 연거푸 성과를 냈다. 성남을 떠나 국가대표팀 코치로 부임했으나 곧 '소방수' 생활이 이어졌다.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에 공교롭게도 연속적으로 공백이 생겨 올림픽, U-20 월드컵, 월드컵에 차례로 참가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아 성공을 이어갔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 울산 HD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 3연패를 달성한 울산은 이번 시즌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리그에서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졌고 국내외 컵대회에서도 성과가 없었다. 결국 신 감독은 시즌 중 소방수 임무를 맡았다.
신 감독은 부임 첫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울산의 리그 7경기 연속 무승을 끊어냈다. 하지만 1승의 기쁨도 잠시, 울산은 다시 승리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새 시즌을 시작한 챔피언스리그에서 역전승으로 한 차례 숨을 돌렸지만 리그에서는 한 달 이상, 5경기 째 승리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신 감독은 이따금씩 특유의 깜짝 선수 기용이나 전술을 내놓고 있으나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울산의 순위도 떨어지고 있다. 신 감독 부임 이후 첫 승리로 6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현재 9위에 위치해있다. 선두와는 자그마치 30점 차, 최하위와는 14점 차가 난다. 1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권인 10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구단 역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 참가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향후 전망도 신태용 감독으로선 크게 밝지는 않다. 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힘든 일정을 견뎌야 한다. 이번 시즌 중 중국 상하이, 일본 고베 원정 등이 기다리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이동경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이동경의 전역일은 10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신 감독은 그동안 소방수 임무를 맡을 때마다 일정 이상의 성과를 내왔다. 이에 지도자로서 다음 스텝을 순조롭게 밟을 수 있었다. 큰 위기에 봉착한 신태용 감독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