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고인의 자필 추정 메모 공개 파문 확산…김건희특검팀 “회유할 필요도 없고 실제 유서 아냐”

앞서 A 씨는 지난 2일 공흥지구 특혜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김건희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양평군이 김건희 일가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에 사업 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해 주고 개발부담금도 부과하지 않았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에스아이엔디는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 2000여㎡ 부지에 350세대 규모 아파트를 조성하는 과정 등에서 개발부담금과 인허가 면제, 사업 기간 연장 등 각종 특혜를 받아 100억 원 이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당시 양평군수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으로 A 씨는 양평군청 주민지원과 지가관리팀장으로 공흥지구 사업의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었다. 특검팀은 A 씨 조사 후 김 의원에 대한 조사도 계획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특검이 강압수사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A 씨 측의 법률대리인 박경호 변호사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내용이 적혔다. 또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고 한다. 전날 잠도 못 자고 하루종일 먹은 것도 없고 넘어가지도 않는다. 계속되는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고 했다.
A 씨는 특검 수사관들이 진술서 내용을 임의로 작성했으며 정해진 답을 강요해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압적인 B 수사관의 무시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하였다.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냐느니…. 지치고 힘들고 계속된 진술 요구에, 강압에 기억도 없는 대답을 하였다. 바보인가 보다. 12시가 넘었는데도 계속 수사를 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문서의 말미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서 답을 강요하였다. 집에 와서 보니 참 한심스럽다”며 “잠도 안 오고 아무 생각이 없다. 이렇게 치욕을 당하고 직장생활도 삶도 귀찮다. 정말 힘들다.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다 귀찮고 자괴감이 든다. 세상이 싫다. 사람도 싫다. 수모와 멸시 진짜 싫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외에도 ‘군수 지시는 별도로 없었다고 해도 계속 추궁함’ ‘김선교 의원은 잘못이 없는데 계속 회피하고 지목하란다’ ‘답도 수사관들이 정해서 요구하며 빨리 도장 찍으라고 계속 강요한다’ 등 당시 조사 분위기를 나타내는 문장을 추가로 적은 듯한 흔적도 보였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평범한 국민이 특검의 폭압적 수사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조폭 같은 특검이 날뛰는데도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호 변호사는 “A 씨가 본인 의사와 다르게 작성된 진술서 때문에 큰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며 “경찰 수사가 종결된 터라 A 씨 홀로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특검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심야 조사의 경우 A 씨의 동의를 얻어 오후 8시 50분쯤 시작해 오후 10시 40분쯤 조사를 마쳤고 오후 11시 10분쯤부터는 조서 열람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1시간 40분의 점심시간과 1시간의 저녁시간을 부여했으며 조사 중에도 A 씨의 요청으로 총 3회의 휴식을 보장했다고 했다.
특히 A 씨에 대한 강압적인 조사나 회유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다른 공무원 등을 상대로 A 씨가 진술한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A 씨의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강압적인 분위기나 회유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2일 이후 추가 소환 일정은 없었으며 A 씨는 압수수색 대상도 아니었다는 것이 특검팀의 설명이다.
이어 “모든 조사를 마친 후 담당 경찰관이 A 씨를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 건물 외부 CCTV에 잡힌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은 고인이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애도를 표하는 한편 그의 죽음을 정쟁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양평군 공무원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은 안타까운 죽음마저 정쟁에 끌어들이는 우를 범하지 말라”며 “지금은 고인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위로를 전하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